대만・일본 주도 시장 속 점유율 높이기 힘써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도체 기판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시장에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술개발 투자 및 설비 확보를 통해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 삼성전기 전장용 반도체기판(FCBGA) 샘플./사진=삼성전기 제공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베트남 현지에 1조 원 이상 투자해 구축한 FC-BGA 전용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곳은 하이엔드 제품 양산기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자동화 물류 시스템과 첨단 제조 환경을 기반으로 한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부터 이 곳에서 FC-BGA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지난 7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AMD와 고성능 컴퓨팅 서버용 FC-BGA 공급 계약도 이 곳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삼성전기는 자사의 미세공정회로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포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태블릿PC, 스마트 TV, 게임기, AR(증강현실)·VR(가상현실)기기 등 고기능화 추세로 관련 부품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이노텍은 올해 2월부터 경북 구미 공장에서 FC-BGA 기판을 양산하고 있다. 경북 구미 공장은 LG이노텍이 지난 2022년 사업 진출 이후 LG전자로부터 1조4000억 원을 투입해 인수한 곳이다. 반도체 기판 시장 유망성이 높을 것이란 판단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은 자사 생산 공장에 AI 공정을 도입한 점을 차별화한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통상적으로 FC-BGA는 기존 기판보다 면적이 넓어, 이물질이 들어갈 확률이 높은데 여기에 AI 공정을 적용해 수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뒤늦게 FC-BGA 시장에 진입했지만, 회사의 적극 투자에 힘입어 사업 규모는 점점 확대되는 모양새다. LG이노텍의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기판 사업부가 차지하는 매출액 대비 비은 8%를 차지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대비 비율 6.4% 비교했을 때 소폭 성장한 것으로 확인된다. 

LG이노텍은 앞으로도 기판 등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 매출 다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지난 1월 설비 반입식 행사에 참여해 "FC-BGA는 기판소재시장을 선도해온 우리 회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며 "FC-BGA를 반드시 글로벌 1등 사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글로벌 시장 속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이지만, FC-BGA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승부수를 띄울만하다. 

해당 기판의 양산은 원천재료기술과 분산, 성형, 인쇄, 적층, 소성 등 핵심공정기술 노하우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지난 2022년 매출 기준 일본과 대만 기업이 FC-BGA 시장 점유율 69%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일본 기업인 이비덴과 신코, 대만의 유니마이크론이 주요 기업으로 꼽힌다. 

FC-BGA 기판은 향후 시장 유망성도 높다.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 달러(약 11조 원)에서 2030년 164억 달러(약 22조5700억 원)로 두 배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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