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의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도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물론 글로벌 주요 자산가격의 반등 속에서도 금리 인하 호재가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불안한 국내 금융 시장 여건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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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도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7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내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로 원화 강세가 한 몫을 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가 올 상반기 고환율로 호실적을 거둔 국내 수출 대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1320원대까지 하락하며 5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원화 강세는 보통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수출 대형 기업의 수익성에는 부담이다.
통상 원화 강세를 띨 경우 국내 증시는 우호적 흐름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공식이 깨지고 오히려 원화 약세 국면에서 증시가 안정 또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일부 수출 대형기업에 좌지우지되고 있던 상황에서 원화 강세 현상은 달갑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 강세가 과거와 달리 내수 진작에도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 국내 금융시장 여건 탓에 내수 불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국내 기준 금리 인하 시점이 미국보다 뒤처진 점도 증시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었다는 측면도 있지만, 국내 금리정책이 미 연준 금리 사이클과 단기적으로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될 여지가 커진 것이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약화시킨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급등세로 인한 금융 불안 리스크를 강하게 지적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한-미간 금리 인하 시점이 사실상 뒤바뀐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이르면 10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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