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원 지출 구조조정 단행…절감한 재원은 반드시 해야 할 일에 집중투입"
"저출생대책, 현금 말고 양립·양육·주거 중점지원…국회에 예산안 잘 설명드려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지난 정부는 5년 동안 400조 원 이상의 국가채무를 늘렸다"며 "1948년 정부 출범 이후 2017년까지 69년간 누적 국가채무가 660조 원이었는데, 지난 정부 단 5년 만에 1076조 원이 됐다"고 밝혔다.

윤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 의결하기 위해 제37회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재정 부담이 크게 늘면서 정부가 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윤대통령은 "앞으로 고령화로 인해 건강보험과 연금 지출을 중심으로 재정 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서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줄이고, 꼭 써야 할 곳에 제대로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건전재정은 우리정부가 세 번의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지켜온 재정의 대원칙"이라며 "이번 2025년도 예산안에도 효율적인 재정 운용을 위한 정부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담았다"고 전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37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밝히고 있다. 2024.8.27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먼저 재정사업 전반의 타당성과 효과를 재검증하여, 총 24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이를 통해 절감된 재원은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윤대통령은 이날 "건전재정과 협업의 기반 위에 맞춤형 약자 복지의 확충, 경제 활력의 확산, 미래를 대비하는 경제체질 개선, 안전한 사회 및 글로벌 중추 외교 등 4대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어려운 분들을 두텁게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약자를 위한 복지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모든 복지사업의 주춧돌이 되는 내년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42% 올렸다"며 "생계급여는 역대 최대인 연평균 8.3%로 대폭 인상했다"고 덧붙였다.

윤대통령은 이날 저출생 문제 대응과 관련해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존립과 직결된 저출생 추세를 반등시키기 위해,재정 지원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윤대통령은 "단순한 현금성 지원은 지양하고,실제 육아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일·가정 양립, 자녀의 양육, 주거의 3대 핵심 분야를 중점 지원하겠다"며 "필요한 시기에 충분한 육아시간이 확보되도록 배우자 출산휴가를 20일로 확대하고 육아휴직 급여도 대폭 인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요건을 2억 5000만 원으로 상향하여, 신혼부부와 출산부부의 주거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부처 장관 등 국무위원들을 향해 "오늘 확정한 예산안은 세법 개정안과 함께 다음 달 초 국회에 제출된다"며 "국무위원 등 정부 관계자들은 예산안에 어떤 고민이 담겨 있고, 예산안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국회에 잘 설명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대통령은 "민생과 미래를 위해 일하는 국회가 정기국회 내내 이어져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국무위원들은 민생 법안들이 원활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