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금리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보험사들의 수익성과 건전성 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도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

   
▲ 서울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운용자산이익률도 하락하면서 보험사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험사는 계약에 따른 보장 또는 만기 시 보험금 지급을 위해 고객이 낸 보험료를 채권, 주식 등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데 이에 따른 영업이익을 경과운용자산으로 나눠 구한 값이 운용자산이익률이다.

보험사들은 장기적으로 채권 등 투자상품을 운용하는데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 전체 금리가 낮아지면서 기대수익률 자체가 내려가게 된다. 채권 투자비중이 높은 보험사의 경우 금리하락으로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보험사들은 주식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보다 채권 등에 안정적으로 투자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보험은 장기상품으로 고객에게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안정성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중 매도가능증권이 있는데 금리가 내려가면 이 가격은 오르면서 단기적으로는 호재일 수 있다. 그러나 운용자산이익률이 낮아져 보험사들이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돈보다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많아지는 역마진이 발생하게 된다.

2010년 5%까지 올랐던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5년까지 4%대를 유지해왔으나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저금리 기조에 투자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점차 떨어져 3%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기준금리가 다시 0.5%에서 3.5%까지 올랐으나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수년 째 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역마진이 확대되는 것도 문제다.

생명보험은 특성상 만기가 20~30년인 장기상품이 많아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들은 생보사 역마진의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는 1990년대 연 5~9%대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해왔는데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금리가 하락하면서 운용자산이익률도 낮아져 역마진이 발생하게 됐다.

역마진이 커지는 만큼 자산운용을 통해 이를 상쇄해야 하는데 기준금리가 인하하면서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비해 해외채권 투자 등 수익률 제고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에 맞춰 예정이율과 공시이율을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공시이율은 은행의 예금금리처럼 고객에게 지급되는 이자로 시중금리와 연동해 적용되는 일종의 보험 예정금리다. 공시이율이 낮아지면 중도 해지 시나 만기시점에 돌려받을 수 있는 환급금은 줄어들게 되고 보험료는 오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낸 보험료를 이용하다 보니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운용자산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체 투자처를 발굴하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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