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여야가 8월 국회 본회의 직전 날인 27일에도 간호법을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간호법은 의료난 해소에 도움 줄 시급한 민생 법안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이번 본회의에서 간호법이 불발될 경우 의료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여야가 간호법 처리를 위한 막판 타협에 성공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여야는 민생 정책 경쟁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22대 국회가 정쟁으로 공회전하며 식물국회라는 지탄을 받자 일하는 국회로 회귀를 택한 영향이다. 이에 이들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무쟁점 법안부터 처리할 계획이다. 시급한 민생 현안이자 여야 간 이견이 없는 전세사기특별법, 구하라법 등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우선 처리될 것으로 여겨졌던 간호법은 급제동이 걸렸다.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네 탓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PA(진료지원)간호사들의 업무 범위를 놓고 직역 간 발생할 갈등 문제와, 간호조무사의 학력 폐지 문제로 충돌하며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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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국민의힘은 야당이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협상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PA간호사의 업무 범위와 간호조무사 학력 폐지를 법적으로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을 경우 법안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가 간호법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법안은 본회의 직전 극적 타협을 이룰 것으로 여겨진다.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이 오는 29일 전국 61곳의 병원에서 동시 파업을 예고함으로써, 간호법이 불발될 경우 의료대란이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간호법 제정이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의 파업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져보았을 경우 법안이 통과되는 것이 여야 모두에게 긍정적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의료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간호법이 절실하다. PA간호사로 의사들의 공백을 메워 의료난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의사들의 파업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간호법을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국민의힘은 간호법 통과를 위해 최대한 민주당의 제안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본회의의 마지막 퍼즐은 PA간호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간호사법 개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의료 공백을 해소하고 국민 여러분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간호사법 개정에 민주당이 반드시 나서주기를 요청드린다”고 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도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내용들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민주당은 간호법 제정에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간호법은 앞서 지난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바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직역 간 갈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해 시행되지 못했다. 따라서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간호법 제정의 성과는 오로지 민주당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겠다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의료현안에 대한 긴급 간담회를 가지고 의료 현장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희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PA 간호사들은 아무런 언급도 보호 장치도 없이 전공의가 떠난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다”며 “PA간호사들은 불법 의료에 내몰리고, 환자들은 심각한 의료 사고 위험에 내몰리고 있는데도 제도화는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태”라면서 여야가 신속히 간호법 제정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제대로 된 간호법을 빨리 만들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간호법에 대한 막판 협상을 위해 이날 오후 7시부터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를 주도할 계획이다. 오는 28일 간호법 처리를 위한 원 포인트 전체회의를 개최하기 전 타협점을 찾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야가 본회의 전날까지 간호법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에는 합의 처리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오늘 법안소위는 간호법을 합의 처리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것이다. 정부가 수용 가능한 안을 마련해 온다면 오늘 당장이라도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여야 간 막판 진통은 있을 수 있으나 8월 본회의에서 법안은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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