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가 급하긴 급했나 보다. 타구에 맞아 턱관절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만에서 활약하고 있던 투수를 긴급 수혈한다.

대만 매체들은 27일(한국시간) "중신 브라더스 투수 에릭 스타우트가 KBO리그 KIA 타이거즈로 이적한다. 중신 구단은 스타우트의 바이아웃을 실행하고 숀 모리만도를 로스터에 등록했다"고 전했다.

중신 구단도 이날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스타우트의 바이아웃 실행을 밝히며 "다른 국가의 리그로 이적하는 스타우트의 앞날에 행운을 빈다"고 스타우트가 팀을 떠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대만 중신 브라더스에서 활약한 스타우트가 KIA로 이적한다. 스타우트는 턱 관절 골절로 수술을 받은 네일의 대체 선수로 남은 정규시즌을 뛰게 된다. /사진=중신 브라더스 SNS


스타우트가 향하는 곳이 바로 KBO리그의 KIA다.

KIA는 올 시즌 에이스로 활약해온 네일이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와 창원 원정경기에서 타구에 안면을 강타 당해 턱 관절이 골절되는 대형 악재를 맞았다. 네일은 25일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회복해서 복귀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규시즌 내 복귀는 힘들고, 포스트시즌에라도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이 KIA의 희망사항이다.

KIA는 네일이 부상당하자마자 발빠르게 움직여 스타우트 영입을 성사시킨 것으로 보인다. 계약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스타우트 영입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중신 구단에서 이적을 확인한 만큼 스타우트는 조만간 KIA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우트가 KIA 유니폼을 입는다고 해도 포스트시즌에는 뛸 수 없다. 포스트시즌에 뛰려면 8월 15일 이전 선수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마감 기한이 이미 지났다.

그럼에도 KIA가 스타우트를 데려오는 것은 마운드 사정이 급하기 때문이다. 네일의 부상 이탈로 KIA는 선발 로테이션 유지도 버거운 상황이다. 시즌 개막 당시 꾸렸던 5명의 선발진 가운데 현재 남아 있는 투수는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유일하다. 네일이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의 빼어난 성적을 내며 양현종과 함께 로테이션을 이끌어왔기에 KIA는 선두 질주를 이어올 수 있었다.

KIA의 우선적인 과제는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쳐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것이다. 현재 KIA는 2위 삼성 라이온즈와 5.5게임, 3위 LG 트윈스와 7.5게임 차로 선두 수성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아직 정규시즌 22경기가 남아 있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알 수 없다. 에이스가 빠져 선발진이 흔들릴 경우 시즌 막판 추격자들에 시달리고 순위 역전을 당하는 최악의 상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네일 부상 사흘만에 스타우트 영입 소식이 전해진 것은 KIA가 얼마나 간절하게 마운드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려는지 알 수 있다. 

미국 출신의 스타우트는 1993년생 좌완 투수다.  2014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3라운드 전체 393순위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시카고 컵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거치며 빅리그 통산 23경기 등판해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30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대만리그(CPBL)로 진출한 스타우트는 6승 5패 평균자책점 3.28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20경기(선발 19차례)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2.77의 빼어난 성적을 내며 중신의 에이스로 활약해왔다.

스타우트가 빨리 합류하더라도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서 4~5차례 정도만 선발로 나설 수 있고 가을야구에는 뛰지 못한다. 그럼에도 KIA가 상당한 돈과 노력을 들여 급히 스타우트를 영입한 것은 반드시 정규시즌 우승을 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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