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제약업계가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대한 효율성과 정확도 향상을 위해 AI(인공지능) 기반의 플랫폼 활용을 늘려가고 있다. 자체 플랫폼을 개발에 도입할 경우 R&D(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감소될 뿐 아니라 기간 단축도 기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업계 내 플랫폼의 활용 사례가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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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W중외제약, AI 플랫폼 제이웨이브 이미지./사진=JW중외제약 |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AI 기반의 플랫폼 활용도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통계에 따르면 AI 신약개발팀 신설 및 AI기업과의 협업 확대 등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은 지난해 기준 40곳으로 집계됐다. 이미 선진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서는 AI 기술을 통해 신약개발의 속도를 앞당기는 등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의 플랫폼 활용 비중 확대도 눈에 띈다. JW중외제약은 최근 AI 기반 신약 R&D 통합 플랫폼 '제이웨이브'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웨이브는 기존의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한 AI 플랫폼이다. 통합과 함께 AI 모델의 적용 범위를 대폭 확장시켰다. 또한 자체 보유한 500여 종의 세포주, 오가노이드, 각종 질환 동물 모델의 유전체 정보와 4만여 개의 합성 화합물 등의 양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 학습에 활용한다.
JW중외제약은 이를 통해 단백질에 작용하는 유효 약물 탐색을 면밀하게 진행하고 선도물질 최적화를 통해 신약후보물질 발굴 전주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제이웨이브는 연내로 공공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체 신약 개발 과제의 타임라인을 대폭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대웅제약도 자체 플랫폼인 데이지를 신약개발 초기 단계인 약물성 파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데이지는 8억 종류에 달하는 화합물질을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데이터베이스화한 다비드와 신약 후보물질 탐색 적용에 유리한 AVIS를 기반으로 개발한 AI 시스템이다.
대웅제약은 앞서 2021년 용인 신약센터에 AI신약팀을 신설하는 등 약물 개발에 있어 활용 이해도를 높여왔다. 이외에도 대웅제약은 의료기기 전문 기업 아크와 AI실명질환 솔루션 '위스키', 안저카메라 옵티나 제네시스의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하면서 AI활용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대웅제약은 위스키와 옵티나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며 아크는 제품의 제조·생산 및 기술 지원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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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유한양행 간담회에서 이영미 부사장이 R&D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
또 유한양행도 글로벌 공동 R&D 5개의 과제의 글로벌 라이센스 계약에 AI를 포함시켰다. 유한양행이 총 4조7000억 원을 투자하는 5개의 과제는 △항암 △대사면역질환 △중추신경계(CNS)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5개 부문이다. 이중 AI와 빅데이터 부문에 대해서는 플랫폼 관련 사업도 지속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올해 초 AI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벤처 아이젠사이언스와 협약을 맺으면서 신규 항암신약 R&D에 집중하고 있다.
이밖에 SK바이오사이언스도 백신 R&D 부문에 AI를 도입해 공정 실험설계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 정확도를 높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T 최적화 시스템 ‘ADO’를 구축하고 R&D 인프라를 개선했다. 백신 개발 공정에 AI가 도입된 사례는 국내 최초다.
ADO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SK디스커버리 그룹 내 AI·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담 조직인 DX랩과 함께 약 개발에 성공한 시스템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5월 ADO에 대한 최종 POC(기술검증)를 마친 후 본격 런칭해 다양한 실험설계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ADO는 실험설계 기간을 3분의 1로 단축시킬 뿐 아니라 연구원이 분석하기 어려운 변수를 AI를 통해 예측 정확도를 높여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를 통해 백신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연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다양한 생산 공정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AI를 통한 물질 발굴 및 개발까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K-멜로디 사업을 추진 중이다. K-멜로디는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연합학습 기반의 신약 개발 가속화 프로젝트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지식재산권(IP) 등의 문제로 민감 데이터를 공유하기 어려웠던 신약 개발 분야에서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신약 연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합학습을 통해 제약사와 연구소, 병원, 대학교 등의 데이터를 각자의 로컬 모델로 학습시키고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예측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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