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페인, 사상 최대 규모 합작사업 '주목'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SK루브리컨츠가 스페인 최대 정유사 렙솔(Repsol)과 함께 스페인 현지에 유럽 최대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을 준공하면서 ‘유럽 인사이더(Insider)’ 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지난 21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 준공식에 앞서 진행된 리셉션 만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조수 존 이마즈 렙솔(Repsol) CEO에게 은화병칠보 도자기를 선물하고 환담을 나누고 있다./SK그룹

SK루브리컨츠는 렙솔과 각각 7대 3의 지분 비율로 설립한 합작법인이 22일(현지시각)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안토니오 브루파우 렙솔 회장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합작사업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1년 렙솔의 브루파우 회장을 직접 만나 고급 윤활기유 합작모델을 제안하는 등 직접 진두지휘한 결실이다.

카르타헤나 공장은 지난 2012년 10월부터 총 3억3000만 유로(한화 약 4700억원)를 투자해 지난해 9월 완공했다. 유럽 최대 규모로 윤활유의 원료가 되는 윤활기유를 연간 63만톤t씩 생산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축사를 통해 “카르타헤나 공장 준공으로 스페인과 한국 기업간 사상 최대 규모의 합작사업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었다”며 “SK와 렙솔은 글로벌 석유업계가 주목하는 합작모델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브루파우 렙솔 회장도 “SK와의 파트너십을 계속 발전시켜 다양한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카르타헤나 공장은 지난해 10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뒤 현재 100%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생산된 윤활기유는 SK와 렙솔을 통해 유럽 메이저 윤활유 업체들에 판매되고 있다.

SK루브리컨츠 측은 카르타헤나 공장 준공으로 세계 최대 고급 윤활유 수요처인 유럽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울산과 인도네시아 두마이 등 3개 공장에서 하루 7만800배럴(연350만t)의 윤활기유를 생산, 엑손 모빌과 쉘에 이어 세계 3위의 윤활기유 제조업체로 도약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이번 합작사업은 최 회장이 앞장서 추진해 온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대표적인 결실 중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은 SK가 각 분야 대표 해외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현지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마케팅과 유통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08년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인 페르타미나와의 두마이 윤활기유 공장 합작사업도 성사시키는 등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한편, 최 회장은 스페인에 이어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잇따라 방문, 에너지·반도체 사업 영역의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