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가계부채 급증세 관건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안착하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에 도달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부진 장기화 우려에 따른  금리인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집값 상승 및 가계부채가 금리인하에 발목을 잡고 있어 10월 한은의 통화정책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안착하며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2%)에 도달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진=한국은행 제공.


6일 통계청 및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이는 올해 4월 2.9%, 5월 2.7%, 6월 2.4%, 7월 2.6%에 이어 5개월째 2%대 물가상승률로 지난 2021년 3월 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한은은 물가가 당분간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웅 부총재보는 지난 3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큰 공급 충격이 없다면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7월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2.9%이며, 유로지역은 2.2%다. 한은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다.

물가가 2%대에 안착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이창용 총재도 이날 ‘G20 세계경제와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플레이션이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가격 안정을 달성하게 됐다”면서 “인플레이션만 보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충분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안정 등을 봐서 어떻게 움직일지 적절한 타이밍을 생각해 볼 때”라고 했다.

무엇보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부진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분기 한국경제가 6분기 만에 역성장(-0.2%)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일각에선 한은의 실기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달 금리 인하를 확인한 이후 한은도 이르면 내달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고용시장 냉각에 따른 경기 불안의 영향으로 연준의 ‘빅컷(0.5%포인트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다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급증세가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은 내부에서도 “미약한 내수 경기를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만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금리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해선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늘며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3년 4개월 만에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2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24조617억원으로 7월 말(715조7383억원)보다 8조3234억원 늘었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