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원유철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저의 복권으로 저를 믿어주셨던 유권자분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위안이 됐다면 감사한 일”이라며,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5선 의원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쌓아준 경기도민에게 보답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며 향후 정치행보도 예고했다.
5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원 전 의원는 지난 2021년 7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원 전 의원은 지난 4일 여의도에서 미디어펜과 만나 복권 소감과 항후 계획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윤석열정부인 지난 2022년 11월 가석방돼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복권은 이뤄지지 않아 피선거권을 회복하진 못했다. 원 전 의원의 복권은 이번 8·15 광복절 특사에서 결정됐다. 육체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지역 정계에서는 원 전 의원의 복권에 큰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31일 지역에서는 원 전 대표의 복권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한무경 평택갑 당협위원장, 강정구 평택시의장을 비롯해 정계인사 250여 명이 참석했다. 오는 지방선거에 원 전 의원이 중진으로서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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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철 전 의원이 4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복권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특히 원 전 의원은 ‘표적수사의 희생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정계 복귀가 수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원 전 의원은 2017년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으나 자유한국당 보수통합추진단장, 미래한국당 대표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또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는데도 옥중에서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상임고문에 임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원 전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이르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복권된 지 한 달도 안 됐다. 벌써부터 향후 무엇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복권이 이뤄지기 이전에 해왔던 일이 있다”면서 국민의힘의 경기도당 고문과 평택시민회의 회장으로서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당의 어른’으로서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참패를 겪은 국민의힘이 재기할 수 있는 비전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경기도 60개 선거구에서 10%밖에 당선이 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폭넓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밀알과 같은 역할을 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원 전 의원은 휴식기가 무색하게도 중진으로서의 경륜을 보였다. 그는 “이제는 과거의 이념정치보다 실용정치와 생활정치에 더욱 다가서야 한다. 지역주민들과 정치가 함께 호흡해야 한다. 수도권 주민들은 우리삶의 질을 향상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를 더 높게 평가하신다. 현장 속에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을 사로잡을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원 전 의원은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정이 하나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민이 뽑은 우리당의 대통령이 성공해야 당 또한 각종 선거에서 우리를 지지해달라, 표를 달라라고 호소할 수 있다. 대통령이 실패해서 무너져 버리면 어떻게 표를 달라고 하겠나”라며 “대통령의 성공이 당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범여권의 승리가 된다. 당정의 갈등구조가 계속된다면 여권은 공멸의 길로 가는 것이다”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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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철 전 의원이 4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기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 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어 정치권의 숙원이자 숙제가 된 개헌에 대한 소신도 가감없이 밝혔다. 그는 “현재 대통령 5년 단임제라는 것은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 시대'의 유물이다. 87년도에 만들어진 이후 30여 년이 지나면서 우리사회에서 발생하는 폐해가 상당하다”며 “51%가 100%가 되고, 이로써 정치의 극한 대립이 발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두 동강 나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정부통령제가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폐해를 극복할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부통령 후보가 상호 보완관계로서 우리 정치의 고질병으로 여겨지는 지역주의 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 후보가 영남이면 부통령 후보는 호남이거나, 대통령 후보가 수도권이면 부통령 후보가 비수도권이 한다는 방식으로 서로가 서로를 보완할 수 있다. 이는 지역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적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헌의 시기와 방식에 대해선 신중하고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를 줄이는 방식의 개헌은 안 된다. 이미 국민들이 5년 동안 국정을 운영하도록 맡겼는데 그것을 인위적으로 줄여서 개헌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차기 대통령부터 임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 전 의원은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화두가 됐던 ‘자체 핵무장론’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막힘이 없었다. 제18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그는 평화를 위해서는 핵무장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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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철 전 의원이 4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해 '평화의 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그는 “상대 국가가 핵으로 무장됐을 때 자신도 핵으로 무장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상호 불가침 조약을 맺는 것이다”라는 미국 정치가인 헨리 키신저의 말을 인용해 핵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핵우산이 갑자기 접힌다면 우리는 북핵의 인질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핵을 가져야 한다. 핵은 핵으로 억제할 수밖에 없다. 공포의 균형, 이른바 핵 균형이 이루어졌을 때 평화가 존재한다”면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평화의 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윤석열 정부가 핵무장 대신 중점을 두고 있는 한국과 미국 간 핵 확장억제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워싱턴 선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키는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방안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워싱턴선언이라는 것이 결국 한미 간 핵 확장억제력을 공고히 하자는 것이다. (워싱턴선언) 이전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북한 핵공격을 가상해 이에 대응하는 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한층 더 레벨업 된 것으로 핵 확장억제력이 강화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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