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2024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 강팀 독일을 꺾고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박윤정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이하 한국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메트로폴리타노 데 테초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D조 최종 3차전에서 독일을 1-0으로 눌렀다.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에 0-1로 패하고, 2차전에서 베네수엘라와 0-0으로 비긴 한국은 첫 승리를 거두며 1승 1무 1패로 승점 4가 됐다. 같은 시각에 열린 또 다른 D조 3차전에서는 나이지리아가 베네수엘라를 3-0으로 제압했다.

   
▲ 박수정이 독일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 골로 한국은 승리와 함께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아로써 D조 최종 순위는 독일이 1위(2승 1패, 승점 6, 골득실 +4), 나이지리아가 2위(2승 1패, 승점 6, 골득실 +3), 한국이 3위(1승 1무 1패, 승점 4, 골득실 0), 그리고 베네수엘라가 최하위(1무 2패, 승점 1, 골득실 -7)로 결정났다.

24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후 각 조 1·2위와 조 3위 6개국 중 상위 4개국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한국은 독일전 승리로 힘겹게나마 16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으로서는 다른 조 3위 가운데 두 팀을 제쳐야 16강 진출이 가능했는데, C조 3위 파라과이(1승 2패, 승점 3)와 아직 3차전을 치르지 않은 E조 3위를 따돌렸다. 

이어 열린 C조 3차전에서 미국이 파라과이를 7-0으로 꺾어줬다. 2게임씩만 치른 E조의 경우 가나와 뉴질랜드가 나란히 2패씩으로 승점 0인 상황이어서 9일 열리는 3차전에서 두 팀 중 누가 승점 3을 따내더라도 한국에 뒤진다.

한국은 여자 U-20 대표팀이 독일에 첫 승리를 거두면서 16개국 체제로 진행된 2014 캐나다 대회(8강 진출) 이후 처음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값진 성과를 냈다.

한국의 16강전 상대는 대회 개최국 콜롬비아로 오는 12일 오전 10시 파스쿠알 귀에레로 스타디움에서 맞붙어 8강 진출을 다툰다.

이미 2승을 거둔 조 최강 독일을 상대로 박윤정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캡틴’ 전유경(위덕대)이 최전방에서 상대 골문을 노렸으며, 박수정과 홍채빈(고려대)이 측면 공격을 맡았다. 중원은 강은영(대덕대)-배예빈-김신지(이상 위덕대)가 형성했고, 포백은 최은형(고려대)-남승은(오산정보고)-엄민경(위덕대)-양다민(울산과학대)으로 구축됐다. 골문은 어김없이 우서빈(위덕대)이 지켰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은 독일의 수비라인이 높은 점을 역이용해 공격진이 적극적으로 배후 침투를 시도했다. 특히 전유경과 박수정이 수비 뒷공간으로 끊임없이 파고들었고, 그 과정에서 몇 차례 1대1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 선제골을 넣은 박수정(오른쪽)이 김신지와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이 골로 한국은 독일을 꺾고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집요하게 기회를 노리던 한국이 결국 골로 결실을 맺었다. 전반 22분 전유경이 순간적으로 아래로 내려와 우서빈의 골킥을 받어 전방으로 보냈다. 이 패스로 박수정이 골키퍼와 1대1 맞서는 기회를 잡았고, 침착하게 슛으로 마무리해 독일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터진 한국의 첫 골이었다. 한국은 선제골을 잘 지켜 전반을 1-0으로 앞서며 마쳤다.

후반전 들어 독일의 공격이 거세지기 시작했지만 한국은 리드를 유지하기 위해 공격 템포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1분네는 경고 한 장이 있는 전유경 대신 정다빈(고려대)이 투입됐다. 주장 완장은 김신지가 넘겨받았다. 후반 22분에는 강은영과 최은형을 빼고 최한빈(고려대), 정유진(위덕대)을 투입해 지쳐가는 선수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힘을 내줬다. 후반 31분 최한빈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페널티 지역으로 정교한 패스를 투입했다. 문전에 있던 정다빈이 볼을 잡은 후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경기 막판 독일의 파상공세가 펼쳐졌지만 8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까지 한국 선수들은 육탄방어로 버텨내며 1-0 승리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박윤정 감독은 공식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이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간절하게 뛰었다. 독일이 잘하는 걸 막고자 한 게 효과를 드러냈다"며 끝까지 잘 싸워준 선수들을 칭찬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박수정은 "승점이 꼭 필요한 경기에서 공격수로서 득점할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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