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에 與 ‘괴담 프레임’ 박차
흠집 내기용 실체 없는 진실공방에 정치 피로감 커져
[미디어펜=최인혁 기자]더불어민주당이 무자별적인 의혹 제기로 정부여당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의혹에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자가당착에 빠지는 모습이다. 이에 정부여당이 반격에 나서면서 야당의 의혹 제기와 정부여당의 괴담 공세라는 역공이 무한반복되는 중이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의혹 제기에 열을 올렸다. 대표적으로 이들은 서울 지하철 역사 또는 용산 전쟁기념관 내 설치됐던 독도 모형이 철거된 것에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광복절을 앞두고 독도 모형이 철거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독도 지우기 시도라는 지적이다. 이에 민주당은 김병주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독도 지우기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며 ‘친일’ 공세에 불을 붙였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1일 국회에서 여야 대표회담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더불어 윤석열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용현 국방부장관의 인사가 계엄의 사전 포석이라는 지적이다. 대통령-국방부장관-방첩사령관이 충암고등학교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군 정보계통을 장악한 충암고 라인이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분위기가 조성될 것을 대비해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는 가상 시나리오다. 이는 김 장관 인사청문회는 물론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단골 소재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제기한 의혹들에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로 의혹에 대한 근거로 ‘그럴 것이다’라는 가능성에 대한 추측만 언급하는 중이다. 

실제 민주당은 독도 지우기 의혹에 대해 서울교통공사가 리모델링 및 노후화에 따른 조형물 교체 작업이라고 해명한 뒤 재반론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계엄령 의혹에도 근거 제시에 실패했다. 해당 의혹 제기는 당 내부에서도 과하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엄령 의혹에 앞장서고 있는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최근까지 ‘계엄 토론’을 제안하며 정부여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정부여당이 토론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족한 근거를 대신하기 위해 프레임 공세를 준비한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토론에 응하면서 민주당은 ‘괴담·선동’의 늪에 빠지게 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토론의 방식·시간·사회자에 상관없이 토론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토론을 제안한 김민석 최고위원이 응하지 않아 계엄 토론은 불발됐다. 

민주당이 근거 없이 의혹만 제기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이에 민주당의 합리적인 의혹 제기마저 국민의힘의 ‘괴담 프레임’에 갇힐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이 ‘금투세 토론’을 비롯해 각종 의혹과 현안에 토론을 제안하면서도 상대가 응하면 침묵하는 모습을 보인 탓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괴담과 선동’이라는 프레임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실체 없는 진실공방으로 정치 피로감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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