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대출수요가 신용대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를 예의주시하며 신용대출 규제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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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569조54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568조6616억원)보다 8834억원 늘었다. 하루(영업일) 평균 증가 폭은 2209억원으로, 이는 8월 4244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475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체 신용대출 증가 폭이 849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달 들어 나흘 만에 전월 증가 규모의 절반 이상을 넘어선 셈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6월(2143억원), 7월(1713억원)으로 각각 줄었으나, 주담대 문턱이 높아지자 3개월 만에 반등했다. 특히 5일 기준 마이너스통장 증가 폭은 4602억원을 기록했다. 주담대에 이어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아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은행권은 주담대에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한다.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5000만원으로 일괄 줄였다. 신한은행도 오는 10일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내로 제한하고, 13일부터는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한다.
금융당국도 주담대 수요가 신용대출이나 제2금융권으로 번지는 풍선효과에 예의주시하며, 신용대출이 확대될 경우에 대비해 추가 규제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신용대출에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적용해 대출한도를 연소득 내로 묶거나, DSR 산정 시 5년으로 적용하고 있는 신용대출의 만기를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경우 현재 소득의 최대 1.8배 수준인 한도가 축소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들어 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권과 새마을금고, 보험업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감과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 중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카드사 9곳의 7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6월(40조6059억원)보다 6206억원가량 늘었다.
한편 금융권은 오는 1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은행장들과 만나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4일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서 “추석 전 빠른 시일 내 은행장 간담회 등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논의하겠다”며 “은행마다 상품운영이 들쭉날쭉한데 은행이 자체적으로 합리적인 선에서 기준을 맞춰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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