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이슈가 국내 증시 거래대금을 급감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주식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코스피‧코스닥이 다른 나라 대비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금투세 관련 불확실성이 일조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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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 대비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금투세 관련 불확실성이 일조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
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부진이 길어지면서 그 원인을 찾기 위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1차적으로는 이달 들어 미국 증시가 고점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 역시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지난 금요일에도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55% 급락한 1만6690.83으로 거래를 마치며 부진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약 12% 정도 상승했다. 문제는 국내 증시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약 5%, 코스닥은 무려 약 18% 빠져 있는 게 국내 주식시장의 현주소다. 직접 전쟁을 치르며 불확실성을 감내하고 있는 몇몇 나라들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는 이상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단순히 지수 하락만이 아니라 거래대금 자체가 쪼그라들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점점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는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원인 분석은 제각각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금투세 관련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빠지지 않고 나온다. 금투세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대신 소득이 5000만원 이상 발생할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 소득세를 징수한다는 아이디어다.
정부‧여당과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방향성이 엇갈리면서 그 정책 불확실성을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투세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이지만, 시행 관련 논쟁이 가열되면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주식투자로 소득 5000만원 이상을 내는 투자자들은 비중상 극소수다. 그러나 금투세는 그 극소수들이 굴리는 자금을 일거에 시장 바깥으로 내보내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다수 투자자들은 물론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이기도 하다. 이미 일부 큰손 투자자들이 올해 10월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이때까지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금투세 강행을 기정사실로 보고 자금을 빼낼 계획이라는 설도 나돌고 있다.
금투세 강행의 선봉에 서 있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마치 금투세 도입이 국민 다수의 이익을 해치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 억지·거짓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당의 이언주 최고위원은 같은 날 “금투세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선진화한 다음에 시행해도 늦지 않다”면서 “현재 국내 증시 상황과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금투세를 무리하게 시행할 경우 주식시장에 참여한 1400만명 국민 다수의 투자 손실 우려 등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언급해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금투세를 주제로 당내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투세를 시행하면 증권사들도 전산시스템 등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전제하면서 “이렇게 한다, 안 한다로 불확실성이 길어지는 상황 자체가 고스란히 시장의 리스크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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