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민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의정갈등 중재 등 민생 현안에 주도권을 확보하며 야당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민생이슈 선점을 통해 원외 당대표라는 한계도 극복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 대표는 9월 정기국회 시작을 기점으로 민생행보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강조하면서 정쟁 대신 민생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표와의 민생 주도권 경쟁에서 반 박자 느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지도부가 특검법 공세에 매몰돼 현안을 놓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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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민주당은 최근 민생을 대신해 해병대 채상병 사건에 대한 제3자 추천특검법 압박하고 있다. 또 김건희 여사의 총선 개입 의혹도 집중하며 ‘김건희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더불어 윤석열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정쟁’에 힘을 주고 있다.
추석 연휴에 앞서 이른바 ‘명절 상 차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쟁에 집중한 탓에 정작 민생 현안을 놓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한 대표가 의정갈등에 대한 이슈를 쏘아 올리자 민주당은 뒤늦게 이슈를 따라왔다. 한 대표가 응급실을 방문하고 ‘2026년 의대정원 증원 유예안’ 등 대안을 제시한 뒤에야 이재명 대표가 의료현장 점검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투자소득세 이슈도 민주당이 놓치고 있는 현안으로 꼽힌다. 한 대표는 연이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금투세는 민심에 반하는 정책으로 시행이 유예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야당 내에서도 문제로 거론된다. 민주당이 정쟁에 속도를 내는 만큼, 현안에도 조속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금투세는 주식시장을 선진화한 다음 시행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다. 무리하게 시행하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다수가 투자 손실 우려 등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라며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촉구했다.
이어 같은당 전용기 의원도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금투세의 시행 시기에 대한 신중한 재고가 필요하다. 도입 시점을 재조정하고 경제 상황이 안정된 시점까지 유예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민생 현안을 두고 주춤하는 사이 한 대표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3일 취임 후 첫 민생행보로 구미 반도체 현장을 찾아 TK(대구경북) 민심 확보는 물론 경제 현안까지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뒀다.
더불어 한 대표는 오는 추석 연휴까지 연일 ‘민생투어’에 나서 민생 주도권 경쟁에 쐐기를 박을 계획이다. 그는 결식아동을 위한 도시락 봉사에 더해 부산에서 지역 청년들과 소통하며 지역과 수도권의 취업 격차 해소에도 나선다.
또 지역 물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농축산물 비축 현황 등 추석 물가도 점검할 예정이다. 한 대표의 민생 행보는 100일간의 정기국회 기간 동안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생’이 원외 당대표로서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의 민생행보에 ‘한방’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대표가 민생이슈에 다방면으로 접근하면서 주도권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표 공약이 부재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민생 이슈에 쐐기를 박기 위해서는)한동훈 표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 한 대표가 민생 정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확실한 청사진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 “외교, 안보, 대북 정책 등 한 대표만의 대표 상품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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