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유승민(42)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협회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대한체육회 회장에 도전한다.

유승민 회장은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개최된 대한탁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히고 대한체육회 회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약 5년간 탁구협회 회장직을 수행한 유승민 회장은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2016년 IOC위원에 당선되며 국제스포츠 행정가로 입지를 다지던 유 회장은 2019년 조양호 전 회장의 궐위에 따라 보궐선거를 통해 제24대 탁구협회장으로 당선됐다. 리더십 공백으로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었던 상황을 잘 수습하며 1년 7개월 잔여 임기를 안정적으로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12월 선거에서 제25대 탁구협회장으로 당선되며 연임에 성공했다. 

   
▲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회장직을 사임하고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 도전을 선언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홈페이지


유 회장은 재임 기간 취임 당시 내걸었던 ‘협회 재정 자립도 향상’, ‘생활체육탁구 체계화’ ‘유소년 선수 육성 시스템 구축’, ‘탁구 프로리그 출범’ 그리고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성공 개최’에 이르기까지 5가지 공약을 차례로 완수하며 자신을 선택한 탁구인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한국탁구 사상 최초의 국내 개최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이에 힘입어 전 세계 생활체육 동호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2026 월드 마스터스 국제탁구대회’ 강릉 유치에도 성공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확고하게 한국탁구 위상을 정립했다.

또한 유 회장은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고배를 마시던 한국탁구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했다. 노력의 결과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결실을 맺었다. 한국은 혼합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 2개를 수확해 12년 만에 올림픽 최고 성적을 냈다. 한국 탁구대표팀은 좋은 성적을 넘어 협회-지도자-선수 간 환상의 팀워크로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었다.

5년 동안 탁구협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유 회장은 IOC 선수위원으로 국제 체육행정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왔다.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IOC 위원 임기가 끝났고, 탁구협회장에서도 물러나는 유 회장의 다음 도전은 한국 체육의 수장인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다.

유승민 회장은 “8살 때 라켓을 처음 잡았던 그 순간부터 선수와 지도자로 27년, IOC위원에 당선되며 행정가로 옷을 갈아입고 8년의 시간까지 35년간 다양한 경험을 했다. 복잡하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우리 사회에서 체육의 역할과 체육인들의 미래에 대해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며 "제가 가진 값진 경험과 체육을 향한 열정을 통해 체육계에 더욱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일이 있을 때마다 손가락질 받는 체육계가 아닌 국민 삶의 질 개선에 앞장서고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체육의 본 모습을 모든 이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싶다"고 체육회 회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포부를 밝혔다.

체육회 회장 선거에 나서는 종목단체 기관장은 회장직을 유지하며 직무정지 상태로 선거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유 회장은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일을 할 때에는 항상 선수의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선수로서의 삶이 제게 가르쳐준 교훈은 잔꾀나 핑계로는 정상에 설 수 없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도전에 앞서 대한탁구협회 회장이라는 직함에서 오는 그 어떠한 혜택에 안주하고 싶지 않았고 협회 업무에 소홀해 지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과감히 사임하게 됐다.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기 위해 페어플레이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탁구협회장직에서 이른 사임을 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차기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는 내년 1월 중순쯤 열릴 예정이다.

지금까지 차기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한 인사는 유승민 회장이 유일하다. 이기흥 현 체육회 회장은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으나 3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승민 회장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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