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간판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팔레스타인전 직후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와 감정적으로 충돌했던 점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을 갖는다.

이 경기를 하루 앞두고 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홍명보 감독과 선수 대표로 김민재가 참석했다.

김민재는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1차전 후 했던 행동과 말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한국 대표팀은 숱한 찬스에도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한 수 아래 전력의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 김민재가 팔레스타인전 후 붉은악마와 감정적으로 충돌했던 점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이 경기 내내 그동안 대표팀의 국내 경기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홍명보 감독이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처음 치른 경기였는데, 붉은악마 응원석을 중심으로 홍 감독이 그라운드에 들어설 때부터 경기 중 전광판에 얼굴이 비칠 때면 어김없이 야유가 쏟아졌다.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에 불만을 가진 서포터스들이 홍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항의하는 의미로 야유를 보냈던 것.

하지만 이런 야유는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경기가 끝나자마자 김민재가 응원석 쪽으로 다가가 자제를 요청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좋은 응원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도열해 응원단에게 인사를 할 때 김민재는 홀로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이후 인터뷰에서도 김민재는 "우리가 못하길 바라며 응원해주시는 부분이 있었다"며 홈 관중들의 야유에 대해서 서운한 마음을 나타냈다.

당연히 논란이 있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도 팬들의 야유에 대해서는 아쉬워했지만, 김민재에 대해서도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었다며 따끔한 조언을 했다. 붉은악마 측은 야유와 항의가 축구협회(정몽규 회장)와 홍명보 감독에 대한 것이었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을 하지 않았다며 김민재의 표현이 방법과 장소 면에서 아쉬웠다는 입장문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김민재는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팬들이랑 어떻게 관계를 가져가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서포터분들이 앞으로 야유를 안 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를 봤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내 행동들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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