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한화생명 등 보험사 주담대 제한
카드론 한도 축소 검토에 취약차주 한숨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보험사 주택담보대출과 카드론 등 2금융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도 유주택자 주담대 제한 등 대출 문턱을 높였고 금융당국은 카드론 한도 축소를 검토하는 등 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은행에 이어 보험사까지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실소유자 및 취약차주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앞서 삼성생명도 지난 3일부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한 수도권 주담대를 제한하고 있다. 특히 기존 1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하기로 하고 대출을 받는 '즉시처분조건부 대출'도 중단해 완전한 무주택자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한화생명은 이달 주담대 실행 물량이 5일까지 나흘 만에 조기 소진됨에 따라 6일 오전부터 이달분 주담대 신청 접수를 중단했다. 한화생명에서 주담대를 받으려면 10월 이후 실행 물량을 신청해야 한다. 한화생명은 내달 신청분부터 주담대 적용 금리를 연동형 0.4%포인트, 3년 고정형 0.5%포인트, 5년 고정형 0.3%포인트씩 각각 올리기로 했다.

NH농협손해보험도 지난 6일부터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한 주담대를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수도권과 지방 등 전체 지역에서다.

이달부터 강화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치가 시행되고 시중은행들이 유주택자 주담대 대출 제한, 한도 축소, 금리 인상 등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보험사로 수요가 쏠리자 풍선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 따른 풍선효과가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에까지 나타날지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민들이 급전용으로 쓰는 카드론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여기에 주택 구입을 위한 수요가 더해지는지 주시할 예정"이라며 "서민 급전을 막으면 안 되겠지만, 추이를 보면서 '영끌'을 위한 수요가 감지될 경우 카드론 한도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들어 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권과 새마을금고, 보험업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감과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하루 단위로 점검 중이다.

이에 더해 다음주부터는 저축은행이나 카드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2금융권 신용대출까지 풍선효과가 나타날지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7월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원으로 역대 최다였던 6월(40조6059억원)보다 6206억원가량 늘었다.

이같은 전방위적 대출조이기에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은 특히 주식매매나 주택구입 등이 아닌 생계자금 마련을 위한 비중이 높은데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영세자영업자를 비롯한 취약차주들은 사금융으로 내몰리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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