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수원FC)가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제명' 중징계를 받았다. 국내 복귀해 수원FC 소속으로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준호는 선수생활을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맞을 수도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10일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전(前)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부정한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적인 이익을 추구했다"며 "손준호에게는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영구제명 징계를 내린다고 밝혔다.

   
▲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할 때의 손준호.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에 대해 '영구제명' 징계를 내려 선수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중국축구협회는 이날 손준호를 포함해 산둥 타이산과 선양 훙윈, 장쑤 쑤닝, 상하이 선화 등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었던 선수 43명에게 영구제명 징계를, 17명에게는 5년 자격정지 징계를 무더기로 내렸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중국 공안에 연행됐고,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손준호에게 적용된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되는 죄다. 손준호가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거나 산둥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손준호 측은 강하게 부인해왔다.

중국 공안에 의해 약 10개월 동안 구금됐던 손준호는 지난 3월 풀려나 귀국했다.

귀국 후 손준호는 곧바로 몸 만들기에 나서며 선수 복귀 준비를 했다. 4월 대한축구협회가 선수 등록을 허가해 손준호는 일단 K5리그의 건융FC에 적을 올렸다. 친정팀인 전북 현대에서 훈련을 이어가던 손준호는 지난 6월 수원FC에 입단했고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주전으로 뛰기 시작했다. 점점 기량을 끌어올린 손준호는 8월 18일 울산HD와 원정경기에서는 골도 넣었다.

   
▲ 지난 6월 수원FC에 입단하며 K리그로 복귀한 손준호가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다. /사진=수원FC 공식 SNS


하지만 중국축구협회의 영구제명 징계를 받음으로써 계속 선수로 뛸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이번 징계는 중국 내에 한정되지만, 중국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징계 통보를 할 예정이다. FIFA 차원에서도 징계가 내려지면 손준호는 국내에서도 선수생활을 못할 수 있다.

손준호는 이번에 열리고 있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대표팀 소집 때 대표 복귀 여부로 주목 받았지만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이에 대해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중국 측과 관련된 리스크가 있다는 설명을 했는데,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가능성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 

손준호의 소속팀 수원FC는 이번 중국축구협회의 중징계에 크게 당황하며 대한축구협회의 반응을 지켜본 뒤 어떻게 대처할 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중국축구협회로부터 공식 공문을 받는대로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손준호 측은 중국축구협회의 발표는 사실과 다르고 손준호는 결백하다는 입장이며, 대응책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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