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오만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수확했다. 캡틴 손흥민이 결승골을 넣고 어시스트 2개를 하며 홍명보호의 첫 승을 이끌어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밤 11시(한국시간)부터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2차전 원정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황희찬, 손흥민, 주민규가 골을 넣었고, 손흥민은 골 외에 나머지 2골에 모두 도움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던 한국은 첫 승을 올리며 승점 4(1승1무)가 됐다. 1차전에서 이라크에 0-1로 졌던 오만은 2연패를 당해 승점을 한 점도 얻지 못했다.

   
▲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받아 선제골을 터뜨린 황희찬이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AFC(아시아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홍명보 감독은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해 선발 5명을 바꿨다. 1차전에 선발로 나섰던 주민규, 정우영, 김영권, 이재성, 황문기가 교체 멤버로 빠졌다. 대신 오세훈, 황희찬, 박용우, 정승현, 이명재가 선발로 나섰다.

최전방은 오세훈이 맡고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이 그 뒤를 받쳤다. 중원에는 황인범과 박용우가 배치됐고 포백 수비는 이명재-김민재-정승현-설영우로 꾸렸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한국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프리미어리거 듀오 손흥민, 황희찬의 합작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이 페널티 외곽 좌측에셔 내준 패스를 황희찬이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연결했다. 낮게 깔아친 볼이 원바운드 되면서 오만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새로 출범한 홍명보호의 1호 골이었다.

초반 리드를 잡은 한국은 계속 몰아붙였으나 전반 20분 이명재의 중거리 슛, 전반 25분 정승현의 터닝 슛이 모두 오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시간이 갈수록 무더운 날씨 탓에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졌고, 패스도 곧잘 차단됐다. 오만은 역습으로 반격을 노렸다.

전반을 1-0으로 앞서며 마치는가 했으나 추가시간 실점하고 말았다. 설영우의 태클 파울로 한국 진영 좌측에서 오만이 프리킥을 얻었다. 빠르게 문전으로 올린 볼을 아흐메드 알 카미시와 경합하던 정승현의 머리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당초 알 카마시의 득점으로 기록됐지만 정승현의 자책골로 정정됐다.

아쉽게 1-1 동점을 허용하며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5분 다시 앞서갈 절호의 찬스를 맞는 듯했다.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에 걸려 넘어졌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하지만 주심이 장시간 온필드 리뷰 끝에 자신의 판정을 뒤집으며 페널티킥을 취소했다. 비디오 판독(VAR)에서 손흥민의 발이 상대 선수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게 확인됐지만 주심은 파울로 인정하지 않았다.

   
▲ 손흥민이 오만 수비를 제치고 드리블하고 있다. 손흥민은 결승골과 2어시스트로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AFC(아시아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이후 한국은 이강인의 연이은 왼발 감아차기 슛이 모두 골문을 벗어나는 등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6분 오세훈, 설영우를 빼고 이재성, 황문기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팔레스타인전 무승부 악몽이 떠오르던 순간, 캡틴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37분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절묘한 터치로 몸을 빙글 돌리며 수비수를 따돌리고 볼을 소유했다. 오만 선수 5명에 에워싸인 손흥민은 반박자 빠르게 왼발 슛을 때렸고, 환상적인 궤적을 그린 볼이 오만 골문 왼쪽 구석에 꽂혔다.

손흥민의 골로 2-1 리드를 다시 잡자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오만이 만회를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고, 한국은 뒷 공간으로 파고들며 추가골을 노렸다.  

지친 이강인, 황희찬이 빠지고 주민규, 엄지성이 투입돼 한국 공격은 다시 활기를 띠었다.

뒤지고 있는 오만에게 홈 어드밴티지를 준 것인지, 후반 추가시간이 무려 16분이나 주어졌다. 더위에 뛰는 양이 많아 상당히 지친 선수들에게는 가혹하게 긴 시간이었다. 

그래도 한국은 공세를 이어가며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황인범과 손흥민, 주민규가 잇따라 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나 수비에 걸렸다.

추가시간이 11분쯤 지났을 무렵, 다시 한 번 손흥민이 빛나는 역할을 해냈다. 문전까지 치고들어가 시도한 슛이 수비에 막히자 다시 볼을 잡아 가운데 주민규 쪽으로 패스를 보냈다. 주민규가 그대로 슛으로 연결해 골을 터뜨렸다. 홍명보 감독에게 확실하게 첫 승리를 안긴 쐐기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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