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관리 강조한 당국 "부채 폭증시 검토 중인 수단 과감히 시행"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달 대비 9조 8000억원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막차수요, 주식투자수요 등이 한데 어우러져 가계대출 폭증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특히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 자체 주담대를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 주담대가 정책모기지 공급액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 8000억원 폭증했다. 전달에도 5조 2000억원 증가하며 지난 2021년 7월 15조 3000억원 이후 역대 최대로 집계됐는데, 8월에 또다시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됐다. 

   
▲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달 대비 9조 8000억원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막차수요, 주식투자수요 등이 한데 어우러져 가계대출 폭증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특히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 자체 주담대를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 주담대가 정책모기지 공급액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은 3월 한때 4조 9000억원 순감하며 진정세를 보이는듯 했으나, 4월 4조 1000억원 증가로 급반등한 뒤 5월 5조 3000억원, 6월 4조 2000억원, 7월 5조 2000억원 증가를 이어오고 있다.  

상품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8조 5000억원 증가해 전달 5조 4000억원 증가 대비 큰 성장세를 보였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조 3000억원 증가 전환했다. 

특히 전 금융권에서 기타대출 실적이 증가 전환한 게 눈길을 끈다. 7월 기타대출의 경우 은행권이 1000억원 감소, 2금융권 1000억원 감소를 보여 역신장했다. 하지만 8월들어 은행권 1조 1000억원 증가, 2금융권 2000억원 증가로 각각 돌아섰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9조 3000억원 폭증하며 전달 5조 4000억원 증가 대비 크게 확대됐다. 우선 주담대가 8조 2000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자체 주담대가 6조 4000억원,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모기지가 3조 9000억원 각각 증가했고, 보금자리론 등이 2조 1000억원 감소했다. 

그동안 은행 주담대의 경우 정책모기지가 자체 주담대를 훨씬 앞질렀는데, 8월 실적에서 상황이 크게 역전됐다.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을 앞두고 내 집 마련을 관망하던 수요자들이 대거 몰려든 데 따른 여파로 해석된다. 실제 은행 자체 주담대의 경우 집단대출과 전세대출이 각각 5000억원 8000억원 감소한 반면, 일반 주담대는 홀로 7조 7000억원 증가했다. 당국은 서울·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상승세 등에 따라 일반 주담대의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했다.

7월 은행 주담대는 5조 6000억원 증가로, 은행 자체 주담대 3조 6000억원,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모기지 4조 2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보금자리론 등은 2조 2000억원 감소했다. 

아울러 기타대출도 신용대출이 증가하면서 전달 1000억원 감소에서 1조 1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그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2금융권 가계대출도 증가세로 돌아섰는데 주담대 증가 전환이 눈길을 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주담대 3000억원 증가, 기타대출 2000억원 증가를 보였다. 7월 주담대와 기타대출은 각 1000억원 감소였다. 여전사가 7000억원, 저축은행이 4000억원 각각 증가했고, 상호금융권은 1조원 감소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보험은 3000억원 증가 전환했다. 

금융당국은 "서울·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상승세,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막차수요, 주식투자수요 등에 따라 8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상황"이라며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지금은 가계부채를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9월부터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과 함께 은행권이 취급하는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서는 강화된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며 "은행권에서도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리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9월에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가을철 이사 수요 및 부동산 가격 상승세,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인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언제든지 확대될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신용대출과 2금융권 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부채 증가 양상과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당국은 "확고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 하에서 주택시장 과열이 지속되거나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할 경우, 현재 추가적으로 검토 중인 관리수단을 적기에, 그리고 과감하게 시행하겠다"며 "은행 등 금융회사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대출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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