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견·중소기업 관계자와 잇단 간담회
이재명 "고용 유연성 확보하면 생산성 증대"
'경제는 민주당', 당내 공부 모임 자리 잡아
[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추석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경제 대안 정당' 이미지를 부각하고 나섰다.

이 대표가 캐치프레이즈처럼 내세우고 있는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을 앞세워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며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과 오후 국회에서 차례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대안을 마련하는데 나섰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비중은 99%에 달하고 중소기업 고용 비중은 88%에 육박해 중소기업계는 '9988'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오른쪽)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중소기업계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4.9.11./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표는 오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민생경제가 워낙 나쁘다 보니 바닥 경기가 나쁘다"며 "어떤 협력이 가능한지 함께 의논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면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민주당 내부에서는 고용 유연성을 높일 경우 사회적 불안정이 가중된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유예 제안에 이은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며 여당에 맞설 수 있는 경제 정당 이미지를 갖추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면 노동자들은 '내가 곧 짤리지 않을까', 기업인들은 '투쟁이 격화되고 내 부담만 늘어나는 거 아닐까'란 서로 불신이 있는 것"이라며 "장시간의 토론과 신뢰 회복을 통해서 타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규직에서 배제(해고)되더라도 내 인생이 그렇게 불행해지거나 위험해지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게 하려면 사실 안전망 확충이 돼야 한다"며 사회안전망 구축도 함께 강조했다.

민주당 내 경제 공부 모임인 '경제는 민주당'은 84명의 의원들이 참여하면서 당내 최대 공부 모임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지난 3일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SK하이닉스 M15공장, 유한양행 오창 공장을 차례로 방문하며 현장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의원들의 '경제는 민주당'에 대한 열의가 대단히 높다"며 "아침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프로그램도 잘 짜여져 있고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은 중소기업계를 중심으로 요구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 민주당 내 경제 공부 모임 '경제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지난 9월 3일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공장에서 기업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자료사진)/사진=이연희 의원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중소기업계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사업주의 처벌만을 강화하는 엄벌주의가 옳은 방향이었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개정의 필요성을 요청하자 "(노동 현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만 6~700명이 되는데 그러면 6~700개의 집안이 망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한편, 이 대표는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소득계층에 따른 차등·선별적인 지원도 양보할 수 있다며 정부와 여당에 협조를 재차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길거리에서는 사람들이 굶고 병들어 죽어가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로 정부의 역할"이라며 "골목경제, 지역경제, 민생을 실제로 살리는 현실적 재정경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민생회복지원금의 선별 지원을 강조했던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득) 상위 20%~30%를 제외한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훨씬 더 소비 진작이 될 것이고, 경기 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