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은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경제 주체들에게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가 형성되지 않도록 시장 기대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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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은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사진=김상문 기자 |
한은은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는 주택공급과 거시건전성 규제, 금리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 만큼 최근의 확장세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조합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수준은 수도권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소득, 사용가치 등과의 괴리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가계부채 비율도 현재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울 명목 주택가격은 2021년 고점의 90%를 회복했으며, 특히 서초구 등 일부 지역은 전고점을 상회했다.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고평가’ 단계에서 재상승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현재 92.1%로 OECD 31개국(평균 60.1%) 중 4번째로 높다. 지난 5월 이후 높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가계부채 비율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한은이 전날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한 1130조원이다. 증가 폭은 전월(5조4000억원)보다 72.2% 증가한 규모로 지난 2021년 7월(9조7000억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8조2000억원 증가한 89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4년 주담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폭 증가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경기진작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주택가격이 소득 등 펀더멘털과의 괴리가 커질 경우 향후 조정 과정에서 금융‧경기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고, 높은 가계부채비율은 소비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은 이론적으로 건설투자 증가, 부의 효과 등을 통해 경기를 진작시킨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가격과 건물 투자 간 연계성이 낮고 높은 가계부채비율 등으로 부의 효과도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전망은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와 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견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주택시장과 가계부채는 주택공급과 거시건정성 규제, 금리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 만큼 최근의 확장세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조합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한은은 밝혔다.
한은은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고려하면서 향후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거시건전성 규제 등의 측면에서는 주택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조치의 효과를 보면서 필요시 추가 강화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건일 금융통화위원은 이번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금통위원 메시지를 통해 “향후 금리인하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성장 흐름과 기준금리 조정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 정도가 가장 중요한 고려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가 목표 수준(2.0%)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강해지고 환율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황 금통위원은 경제성장 흐름과 관련해 “일부 주요국이 경기 우려에 적기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기준금리 조정의 파급시차를 감안할 때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있는 (우리나라) 내수와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가격 상승에 연계된 가계부채 비율이 이미 금융 부분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금융안정과 경기 흐름의 개선이라는 목표 간 상충 정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화, 재정정책과 거시건전성 규제와의 적절한 정책조합이 어느 때 보다 긴요한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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