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엔터 인수 시세조작 의도 전혀 없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첫 공판이 진행된 가운데, 경영 공백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전 사례를 미뤄 봤을 때 1년 이상의 공백이 있을 발생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학계에서는 카카오가 이번 일을 계기로 체질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첫 공판이 진행된 가운데, 경영공백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지은 김범수 카카오 위원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백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이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2400억 원을 동원해 SM엔터의 주식을 매수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카카오가 공개매수가 12만 원(주당) 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했다고 판단했다. 또 카카오의 최종 의사 결정자인 김 위원장이 시세조종 계획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지난 11일 지난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5부(양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다. 

카카오 측은 공개매수 과정에서 주가 조작 의도가 없었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지분경쟁 상황에서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상 필요에 따라 이뤄진 지분매입이었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 변호인은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상 필요에 따라 이뤄진 지분 매입을 검찰이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행위로 판단한 것"이라며 "이런 부분들을 시세에 인위적조작을 가한 것이라 할 수 있는지, 피고인(김범수 위원장)에게 시세에 인위적 조작을 가한다는 고의성이 있었는지 면밀히 살펴봐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대항공개매수나 5% 이상 장내 매집 등 적법한 경영권 분쟁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가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와 같이 김기홍 전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관계자들이 반대 의사를 냈는데도, 김 위원장이 이를 무시하고 시세 조종을  최종 승인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첫 재판에서 양측의 견해가 좁혀지지 않으며 재판 과정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학계는 김 위원장의 경영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그룹 회장의 사례로 미루어 보았을 때 1년 이상의 경영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카카오의 경우 김범수 위원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인 만큼 해결 방안을 잘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 측은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불법 행위는 없었으며 사실 관계를 성실하게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정신아 현 카카오 대표를 필두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사업성이 낮은 계열사를 정리하고 전사적으로 카카오톡과 시너지 창출에 집중 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AI(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 강화도 나선다. 연내 대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AI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학계는 카카오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내부 교통정리를 가속화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가 단기간에 급성장을 이룬 만큼 계열사 이번 사태를 기회로 계열사 정리와 같은 교통 정리를 진행해야 한다"라며 "내부제도를 정비해 단단해질 수 있으면 더 큰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신아 대표만의 힘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컨트롤타워를 강화해 그룹사 간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정신아 대표가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을 진행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옥중에서 경영 방향을 선택하고 이를 그룹사 전체가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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