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이상돈·김종인에 회동 먼저 제안
내달엔 중도·보수 기독교 단체 예방 나서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도·보수 원로인 이상돈 전 국민의당 의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차례로 회동했다.

추석을 앞두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등의 우클릭 행보와 발맞춰 자신의 취약 지점으로 불리는 중도층 확장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저녁 서울 광화문 근처 한 식당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최근 한 방송에서 이마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은 후 응급실 22군데에서 치료를 거부당한 사연을 소개한 것과 관련해 "그때 (이마가) 많이 찢어지셨다고 하더니"라며 안부를 물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회동, 악수하고 있다. 2024.9.12./사진=연합뉴스

김 전 위원장은 "마음이 편하면 건강해지는 것"이라며 화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의료대란 등 현안을 두고 "지금 상황 보면 걱정될 일은 많다"면서도 "억지로 해결할 수는 없고 시간 흘러가고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밖에 없다. 성급하게 한다고 되는 일은 없고 순리에 맞게 지나가게끔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이 대표에게 말했다.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따로 배석자를 두지 않고 2시간 동안 회동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1일에는 이상돈 전 의원과 오찬을 함께 하며 정국 운영에 관한 조언을 듣기도 했다. 

민주당 측은 두 회동 모두 이 대표 측이 먼저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추석 연휴인 오는 15일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예방을 시작으로 종교계 지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다음 달 2일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인 장종현 목사를 예방할 것"이라며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도 조속한 날짜에 예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도탄에 빠진 민생경제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의료대란의 해결을 위해서 종교계 지도자들의 조언을 들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회총연합은 대표적인 중도·보수 성향의 기독교 기관이자 국내 최대 기독교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장 목사는 지난 6일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예방을 받기도 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가운데)가 지난 9월 9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때문에 당내에서도 이 대표가 진보 성향 기독교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아닌 한국교회총연합 방문을 선택한 것은 의외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중견기업계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업의 고용유연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노동자의 불안함을 낮추도록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최근 금투세 유예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이른바 '감세'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중도층의 마음을 사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자신과 반대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은 원내 제1당 대표로서 바람직한 것"이라며 "사법리스크 이후에 불 수 있는 역풍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외곽을 관리하고 이 대표가 (일련의 리스크에) 정면돌파를 선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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