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지도했다며 우라늄 농축시설 사진을 보도했다.

고농축 우라늄은 핵탄두 제조에 사용된다. 우라늄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고속 회전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게 된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핵탄 생산 및 현행 핵물질 생산 실태를 료해(점검)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계획에 대한 중요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면서 “우리당의 핵무력 건설 노선을 받들어 자위의 핵병기들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자면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리고, 원심분리기 기능을 높이며, 이미 완성 단계인 새형(신형)의 원심분리기 도입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진행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더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최근 행보에 대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핵능력을 과시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정은의 최근 행보가 미국 대선 개입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 대선 이전 7차 핵실험을 예고한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미 대선까지 남은 기간동안 핵무기 고도화를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쟁점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며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는 바이든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보여주는 것으로 트럼프가 공격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센터장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가 미국 대통령선거 전 특히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 이전에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예고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은 최근 후해로 인해 당장 실현되기 어렵고, 차기 미국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적절한 시기를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풍계리 상태는 비 피해로 인해 도로와 철로 유실, 지반 약화, 9월 추가 비피해 가능성 등으로 겨울이 되어야 지반이 안정화할 수 있다”면서 “또한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실험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을 한몸에 받으면서 대북제재 강화론이 힘을 받게 될 것이다. 대북 압박에 힘이 실리면서 해리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한이 이런 분위기가 고조됐을 때 정당성을 확보하는 주장을 내고 적절한 시기에 필요하다면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은은 지난 9일 정권수립일(9.9절)에도 연설에서 핵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김정은은 또 11일엔 특수작전무력훈련지도를 시찰했으며, 12일엔 신형 600㎜ 초대형 방사포의 성능검증을 위한 시험사격도 참관했다.

또 북한은 12일 73일만에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두 발을 쏘는 도발을 감행했다. 한 발은 600여㎞, 다른 한발은 120여㎞를 비행했으며, 합참은 120여㎞ 비행한 탄도미사일이 평양 인근에 추락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실패로 추정했다.

이 밖에 북한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닷새 연속 쓰레기풍선을 남쪽으로 띄워 보낸 바 있으며, 쇠를 긁는 듯한 불쾌한 소리를 내는 소음 공격도 하고 있다. 소음공격은 지난 7월 말부터 시작됐는데 우리의 대북 확성기방송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단된다. 과거 북한도 대남 확성기방송을 하면서 맞대응한 일이 있지만 이번처럼 괴이한 소리를 내는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