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추천특검법·여야의정협의체 중재자 역할했지만 성과 전무
당정 관계 재정립·홀로서기 발판 마련·존재감 확보 실익은 거둬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중재 정치에 실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표가 정치 현안에 중재자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제3자추천특검법부터 여야의정협의체 구성까지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대표는 중재 과정에서 정치적 실효성은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 대표는 최근 의정갈등 중재자를 자처하며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의료공백 해소 방안으로 추석 전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에 몰두했다.

한 대표는 추석 전 여야의정협의체를 출범하기 위해 의료계와 야당의 참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협의체 구성을 위한 전제조건과 의제에 제한이 없음을 거듭 밝히며 정부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를 통해 한 대표는 야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인 것은 물론, 이슈 선점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문제는 한 대표가 중재에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실현성 부족이라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중재자를 자처했음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해 중재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불어 한 대표의 ‘정치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한 대표가 앞서 한차례 당 장악력 부족 문제로 중재자 역할에 제동이 걸린 바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출사표를 던지며 국민의힘이 해병대 채상병 사건에 제3자추천특검법을 발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슈를 주도해 야당의 특검법 공세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고, 이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까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친윤계의 반대로 국민의힘의 당론인 ‘선 수사 후 특검’에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탓이다. 아울러 한 대표는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이 무산되면서 정부와 소통도 원활히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노출했다. 13일 열린 고위당정협의에서 2025년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두고 한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엇박자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다만 한 대표는 중재를 통해 정치적인 실효성은 확보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제3자추천특검법을 추진하며 당정 관계를 수평으로 재정립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한동훈 체제가 출범된 후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고질병으로 여겨졌던 ‘용산 출장소’라는 비판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를 통해 한 대표는 대권 주자라는 존재감도 재확인했다. 한 대표는 원외 당대표로서 9월 정기국회 시작으로 100일간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한 대표는 현안 이슈를 선점한 덕에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까지 언론의 주목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또 홀로서기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표 제3자추천특검법은 물론, 의료공백 중재에 나서면서 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었다. 한 대표는 앞선 당대표들과 달리 대통령실과의 마찰에도 ‘민심’을 전달하겠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는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감을 둬 정치인으로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정권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 차별화를 택한 것이 긍정적 요인으로 여겨지는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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