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입찰 공고…내년 1월 18일 최종 선정
삼성물산 vs 현대건설, '도정' 판도 가를 분기점
용산공원 둘러싼 래미안 vs 3·4구역 디에이치 타운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올해 하반기 서울 재개발 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한남4구역)의 시공사 선정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한남4구역 내 자리한 도로와 상가들./사진=미디어펜 DB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분위기 속에서 만약 이대로 빅매치가 성사된다면 17년 만에 두 회사가 도시정비사업에서 맞붙는 장면을 연출하게 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조합은 이날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낸다. 이어서 11월 18일에 입찰을 마감하고, 내년 1월 18일에 조합원 총회를 거친 뒤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일대 16만258㎡를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동, 2331가구 규모로 재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1조6000억 원 규모로 재개발 사업 중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

특히 한남4구역은 한강조망이 가능하고 전체 2331가구 중 일반 분양 물량만 800여 가구다. 전체 한남재정비촉진구역 중 사업성이 가장 좋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한남4구역 시공을 노리는 주요 후보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거론된다. 최근까지도 3파전의 한 축으로 거론됐던 포스코이앤씨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

삼성물산은 시공능력평가액 1위 건설사의 저력을 한남4구역에서 펼치겠다는 각오다.

특히 한남4구역을 용산공원 주변에 조성하는 거점 랜드마크 단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용산공원 남측에 래미안 첼리투스, 서쪽엔 래미안 용산더센트럴을 시공했다. 용산역 북측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수주와 동쪽에 위치한 한남4구역 수주를 따내게 되면 용산공원 동서남북으로 거점 단지를 갖추게 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바로 옆 한남3구역을 수주한 경험을 토대로 비용을 절감하고 빠르게 시공하겠다는 점을 집중 어필하고 있다.

만약 현대건설이 수주할 경우 한남3구역과 함께 8337가구 규모의 초대형 브랜드타운 조성이 가능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적용 브랜드로는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가 유력하다.

두 회사 모두 조합의 선택을 받기 위해 오래 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조합원과의 소통을 위해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전용 카카오톡과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가 하면 서초구 반포동에 지은 래미안 원베일리에 조합원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전시관으로 조합원들을 초대하고, 자사 도시정비사업 잡지인 ‘매거진H’에 한남4구역 콘텐츠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두 건설사가 도시정비사업 후보지를 두고 경쟁한 것은 무려 17년 전으로, 2007년 '단독주택 재건축 1호'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 사업 이후 없었다.

그 만큼 두 회사는 건설업계를 주도하는 위상을 고려해 서로 간의 출혈 경쟁을 방지하고 독자적인 노선을 고수해왔다.

따라서 한남4구역 수주 경쟁이 실현될 경우 두 회사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결과에 따라 향후 서울 도시정비 판도와 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의 과정과 결과 모두 도시정비사업에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입찰에 나서는 브랜드 가치 평가는 물론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 무형의 마케팅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