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교협, 응급의학과 전문의 89명 상대로 조사
16시간 이상 근무도 17% 차지…환자 안전 심각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정부가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은 없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의료계는 응급실 의사 10명 중 7명이 추석 연휴를 전후로 일주일간 12시간 넘게 연속으로 근무하는 등 의료진이 과중한 업무를 버텼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16시간 넘게 계속해서 근무한 경우도 17%나 됐다.

   
▲ 응급실 의사 10명 중 7명이 추석 연휴를 전후로 일주일간 12시간 넘게 연속으로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21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국 34개 수련병원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89명에게 추석 연휴가 포함된 이달 13∼20일 근무 현황을 물은 결과를 공개했다.

전의교협은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정부 평가와는 별개로 국민들에게 응급실의 정확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13일 오전 7시부터 연휴 다음날인 20일 오전 7시까지 최대 연속 근무 시간에 대해 응답자 중 62명(69.7%)은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를 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5명(16.9%)은 16시간 이상, 3명(3.3%)은 36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답했다. 

전의교협은 "수면에서 깬 후 16시간이 지나면 업무 수행 능력이 급감하기 때문에 환자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20시간이 지난 후의 근무는 음주 상태에서 환자를 보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응답자 중 28명(31.5%)은 이 기간 총 48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밝혔다. 9명(10.1%)은 64시간 이상, 3명(3.3%)은 104시간 이상 진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직 의향을 묻자 절반에 달하는 46명(51.7%)이 실제 그만둘 생각이 실제로 있다고 답했다. 전공의 복귀가 무산될 경우에는 55명(61.8%)이 사직하겠다고 했다.

전의교협은 "정부 의료정책은 전공의와 학생뿐만 아니라 전문의들마저 병원과 학교를 떠나게 할 것"이라며 "정부는 눈앞에 다가온 의료 붕괴 현실을 인정하고,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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