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동훈 독대 요청에 "별도 협의할 사안…꼭 내일 해야만 하는건 아냐"
한동훈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 이번이 어려우면 조속한 시일 내 해야" 재요청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정확히 두달 만의 회동이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의 만찬 전 독대는 사실상 무산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대해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며 "내일(만찬)은 여당 신임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독대 가능성에 대해 "이번 만찬은 무엇보다 당 지도부 완성 후에 하는 상견례 성격이 강하다고 봐주면 될 것 같다"며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는 답변을 반복해서 드린다. 독대라는 게 내일 꼭 해야만 성사되는 그런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답변했다.

또한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를 포함해 윤대통령이 소수로 차담회를 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그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7.24 /사진=대통령실 제공


특히 2025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 등 관심을 모은 회동 의제에 대해 이 관계자는 "특검법 등 현안들 논의는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지난번 다른 수석들도 반복해서 말했듯이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는 불가하다"며 "2026년도 이후로는 의료계가 합리적 의견을 제시하면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도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별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독대 무산에 대해 "저는 지금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중요한 사안들이 있고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이번이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며 "따로 직접 전달받은 건 없지만 이번이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로부터 독대 요청과 관련한 연락을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 "(독대가) 어렵다는 취지의 언론보도를 봤다"며 "언론보도 외에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이날 독대를 다시 요청할 계획이 있는지 묻자 "제가 지금 요청드리지 않나"며 "공개하기 어려운 중요한 현안이 있고, 그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필요하다. 내일이 어려우면 조만간 꼭 다시 필요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당초 대통령실 안팎으로 한 대표의 이번 독대 요청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가 포착됐다. 사전 협의가 아니라 언론 보도를 통해 먼저 알려져서 언론플레이한다는 비판이 여권 일각에서 불거졌을 정도다. 실제로 김재원 당 최고위원이나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직접 비판하고 나서기도 했다.

또다른 측면에서는 독대 자체를 거절하면 윤대통령이 '불통'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을뿐더러, 독대 수용 여부에 언론의 관심이 쏠리면서 회동 자체의 의의가 퇴색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언론에 당정간에 불협화음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협의 과정서 벌어진 일로 봐주면 될 것 같다"며 "계속 소통하고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윤대통령은 하루 뒤인 24일 한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갖는다. 독대는 별도로 협의를 거쳐 언제 할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