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근래 이 지역에서 볼 수 없었던 피 튀기는 승부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0.16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지역 중 한 곳인 전남 영광에서 23일 만난 한 택시기사(60대)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10.16 재보궐선거는 전국 4개 지방자치단체장(전남 영광군·곡성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과 서울시교육감을 새로 선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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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오전 전남 영광군 영광읍에서 10·16 영광군수 재선거에 출마하는 장세일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오른쪽)가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
10.16 재보궐선거 본투표일까지 23일 남은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남 영광을 찾으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호남쟁탈전'의 판이 더욱 커진 가운데 지역 유권자들의 생각도 양당 간 신경전처럼 팽팽했다.
영광 지역은 지난 8번의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세 번 기회를 준 곳이기도 하다. 그 만큼 민주당세가 강한 호남 지역에서도 정당보다는 인물을 우선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 사이에서는 조국혁신당 측의 공천 과정에 아쉬움을 표하며 지역 민심을 잘못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전남 영광터미널 근처 재래시장에서 기자와 만난 50대 강 모씨는 "장현 후보가 공천 과정에 불만을 표하고 민주당에서 탈당하고 조국혁신당의 공천장을 받았다"며 "그정도로 장세일 민주당 후보가 지역에서 압도적인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오판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지지자인 60대 유권자 정 모씨도 "영광 지역은 민주당 편이었다"며 "내 주위에도 민주당 후보를 찍어야겠다는 이웃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간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지만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가 근소하게 앞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영광 지역 택시기사인 김 모씨(60대)는 "어느 한 쪽이 이겨도 10표차 내외로 이길 것 같은 분위기이다. 완전히 혈투다"라며 "조국 대표가 가장 먼저 이 곳으로 내려와서 선거를 지원했을 뿐더러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똑같이 윤석열 정부에 핍박을 받았지만 조 대표가 좀 더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지지하는 또 다른 유권자인 박 모씨(50대)도 "장현 후보가 아무래도 군수감에 가까워보인다"며 "장세일 후보가 과거 폭행 전과 기록이 있다고 들었는데 선거 앞두고 아무리 당을 옮겼다고 하더라도 장현 후보에게 더욱 마음이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에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신경전은 계속됐다.
이 대표는 이날 전남 영광에서 22대 국회 들어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영광·곡성부터 군 단위 어려운 지역에 기본소득을 도입해서 동네가 살아나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며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소득의 확장을 약속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남 영광‧곡성의 발전을 위한 예산 확보를 가장 잘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확고한 정당은 바로 170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한 민주당"이라고 조국혁신당을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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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왼쪽) 조국혁신당 대표.(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전남 영광·곡성에서 이른바 '월세살이'를 하고 있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서울로 상경해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에 대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비방하는 분이 있는데 과하다고 생각한다"며 "호남에서 민주당은 사실상 집권당이고 호남에서 정치 혁신, 새로운 선택지를 희망하는 열망을 외면하고 경쟁을 억압하는 것이 바로 '상하기 시작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대표 등 조국혁신당 소속 일부 의원이 지난 19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처리한 국회 본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 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비판한 것에 맞대응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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