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10월 15일 예정된 한국-이라크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 홈 경기가 결국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못 열리게 됐다. 우려됐던 잔디 상태 때문에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홈 경기를 치르게 됐다.

2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상태를 점검한 결과 잔디를 보수하더라도 생육 상황 등을 고려할 때 10월 15일 경기를 치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판단을 내려 이라크전 개최 장소를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옮기기로 했다.

   
▲ 2021년 7월 한국 올림픽 대표팀과 아르헨티나의 평가전이 열렸던 용인 미르스타디움. 10월 15일 한0국-이라크의 월드컵 3차 예선이 이 곳에서 치러진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상태는 오랫동안 축구 대표팀은 물론 K리그 선수들로부터도 아쉬움의 대상이 돼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은 여러 차례 잔디 보수 공사를 진행했지만, 직접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특히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렀을 때의 잔디 상태가 비판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대표팀은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한 채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이 경기 후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우셨을 것"이라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정상적인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은 주요 원인으로 잔디 상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21∼22일에는 가수 아이유의 대형 콘서트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 잔디 상태에 대한 걱정은 더욱 커졌다.

이에 축구협회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실사에 나섰고, 이미 잔디 상태가 콘서트와 상관 없이 A매치를 치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잔디 전체를 교체한다고 해도 경기 때까지 최상의 상태를 되찾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표팀 선수들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부담을 떠안길 수는 없다"며 이라크전 경기 장소 변경의 불가피성을 전했다.

축구협회가 대체 경기장으로 낙점한 곳이 용인 미르스타디움이다. 용인 미르스타디움은 '국제공항에서 이동 거리 2시간, 150km 이내 스타디움'이라는 아시아축구연맹(AFC) 규정에도 벗어나지 않는다.

3만7000석 규모의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는 2023년 여자 대표팀 A매치를 치른 적이 있고, 2021년 올림픽 대표팀의 아르헨티나와 평가전도 열린 바 있다. 현재 K리그2 수원 삼성이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AFC에 이라크전 경기장 변경을 통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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