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서 불법 비자금 관련 메모 나와
불법 비자금으로 막대한 부 축적…검찰도 수사 검토
국감서 자금에 대해 설명해야…이혼 상고심까지 영향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다음 달 열리는 국정감사에 모습을 보일 지 관심이 쏠린다.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불법 비자금 관련된 의혹이 증폭되면서 의원들이 줄줄이 노 관장을 증인 신청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에서 증거로 제시했던 ‘김옥숙 여사 메모’에 나온 자금 출처가 비자금 의혹을 받으면서 국민 분노를 유발한 만큼, 노 관장의 적극적인 설명과 해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검찰에서도 노 전 대통령 비자금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노 관장을 압박하고 있다.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연합뉴스 제공


◆불법 비자금 수면 위로…국민 ‘분노’ 표출

25일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기재위 위원들은 국감 증인으로 노 관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904억 김옥숙 메모’ 등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관련과 노 전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 탈세 의혹 관련, 노 전 대통령 세금 누락 혐의 관련 질의 등을 증인 신청 이유로 들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이 다시 불거진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에서 노 관장이 김옥숙 여사의 메모를 증거로 제시하면서부터다. 정치권이나 재계에서는 김영삼 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 비자금과 관련해 조사하고 환수했지만, 당시에 드러나지 않았던 비자금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혼소송 2심에서는 이 메모가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했다.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에게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 메모에 적힌 ‘선경(현 SK) 300억’을 근거로 봤다. SK에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 들어가면서 회사의 성장에 노 관장이 크게 기여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 메모가 나오면서 오히려 메모에 적인 900억여 원의 출처 논란이 생기며 노 관장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 김영삼 정권이 비자금을 조사하고 환수 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비자금이 은닉돼 있었고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불법 비자금이 증거가 돼 노 관장의 1조3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의 재산분할을 해주는 것이 맞냐는 지적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에 나온 비자금 규모가 900억 원 수준인데 국민들이 상상할 수 없는 큰 규모”라며 “노 관장이 대규모의 재산분할을 받게 된 게 비자금 때문인데 이를 개인재산으로 인정해 주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압박…이혼 상고심에도 영향 미칠 듯

검찰에서도 비자금 관련 수사 여부 검토에 들어가면서 노 관장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 19일 ‘선경 300억’ 메모에 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범죄수익환수부에 배당했다.
고발장에는 노 관장,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 동생 노재우 씨, 아들 노재헌 씨 등 에 대한 비자금 은닉 및 조세 포탈 혐의를 수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발 내용을 검토한 뒤 직접 수사하거나 경찰에 이송할지 아니면 각하할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관장이 은닉 비자금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나온 비자금은 과거 검찰 수사에서는 밝혀지지 않았던 만큼 노 관장이 적극적으로 이 자금 출처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이번에 비자금 관련 수사가 이뤄질 경우 향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에서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SK 측에서는 2심 당시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300억 원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받은 돈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주겠다고 약속한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조사를 통해 SK 측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300억 원을 받아 회사를 성장시켰다는 2심 재판부의 판단도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에서도 확실하게 노 전 대통령 비자금 관련 의혹을 확실하게 털고 가야 한다는 분위기”라며 “2심 재판을 통해 6공의 후광으로 회사가 성장했다는 오명을 썼는데 이를 씻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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