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최재영 목사가 가방을 건넨 사건에 대해 검찰이 어떤 최종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2차례에 걸쳐 열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정반대의 권고 결론을 내서 이목이 집중된다.
사건의 최종처분을 내릴 주체는 중앙지검 수사팀이지만, 심우정 검찰총장이 이를 받아 최종 결정을 낸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기소 여부는 결국 검찰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김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등 검찰이 맡고 있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가방 수수 사건마저 셈법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다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이라는 기존 수시팀 결론에 무게를 두고, 관련 법리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25일 최재영 목사 혐의에 대해 전날 열린 검찰 수심위가 기소를 권고한 것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번 수심위(김 여사 수심위) 결론(불기소)과 이번 결론을 기존 증거와 법리를 참고해 사건 처리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심위는 권고적 효력이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두 분(김여사와 최목사)의 수심위 구성원이 다르다"면서 '주고 받은 사람을 같이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청래 법사위원장의 질의에 "결론이 그렇게 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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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여사가 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2024.9.22 /사진=연합뉴스 |
대통령실은 수심위와 관련해 25일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검찰에게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그간 김여사의 검찰 수사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아왔다.
법조계는 김여사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로 불기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검찰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날 본보 취재에 "불과 1표 차이로 최재영 목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권고 의견을 낸 것"이라며 "이전에 열렸던 김여사 수심위에서는 정반대의 결론을 압도적으로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불기소에 손을 들었다.
그는 "증거 관계상 김여사가 받은 선물에 대해 대통령과의 직무 관련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가 불가능하다"며 "7 대 8이라는 수심위 구도로는 기존 불기소 처분을 바꿀 배경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법조계 인사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동일한 사실관계를 놓고 적극적으로 법리해석을 할 것이냐 여부가 좌우하겠지만, 중앙지검 검사들이 김여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법리를 따지기엔 근거로 삼을 재료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대검 규정상 수심위 결론은 권고 성격이라, 검찰이 반드시 이를 따라야 하는게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포괄적인 직무범위를 감안해 김여사가 받은 가방의 직무관련성을 인정하기에는 어렵고, 김여사는 처벌 규정 자체가 없어 기소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수심위는 지난 2018년 도입된 후 총 15차례 열렸고, 이 중 검찰과 수심위 결정 내용이 일치하지 않았던게 11차례였다.
이 11차례 중 검찰이 수심위의 기소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 목사에 대한 기소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가방을 수수한 김여사에 대해 수심위가 '불기소' 권고를 내린 이상, 검찰이 이를 뒤집고 기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법조계 지적도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수심위 권고대로 김여사는 무혐의이며 최목사는 기소하는 시나리오, 두 사람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두 사람 모두 기소 등의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