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포함한 주요국 금리인하 결정 등으로 국내 역시 금융여건 완화 기대가 강화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융여건 완화시 금융불균형 축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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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포함한 주요국 금리인하 결정 등으로 국내 역시 금융여건 완화 기대가 강화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4년 9월)’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사례를 보면 금리인하 기간 중 금융불균형 정도가 확대됐다. 2010년 이후 2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기(2012년 2분기~2017년 3분기, 2019년 2분기~2021년 2분기)에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각각 17.4→27.6, 33.5→56.2로 상승했다.
2012년 2분기~2017년 3분기중에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민간신용이 증가하고 금융기관의 레버리지 상승으로 복원력이 저하되면서 FVI가 상승했다. 2019년 2분기~2021년 2분기에는 팬데믹 이후 부동산시장 및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자산가격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금융불균형이 확대됐다.
한은은 “직전 금리 인하기인 2019년 2분기부터 2021년 4분기 2년 동안에 FVI가 가파른 상승(분기 평균 2.8)을 보였다”면서 “첫 번째 금리 인하기와 비교해 주택가격 상승의 기여가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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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한국은행 제공. |
금융여건 완화시 부동산‧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우선 대출금리 하락은 주택구입 부담 경감 및 매수심리 강화 등을 통해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충격반응함수를 이용한 주택 가격지수 추정 결과(2000년 1분기~2023년 4분기) 대출금리가 0.25%p 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1년 이후 0.43%p 더 올랐다. 특히 서울은 0.83%p로 전국 평균보다 상승폭이 2배 가량 확대되는 것으로 시산됐다.
또 민간신용 증가율이 경제성장 속도를 상회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 압력이 커질 우려가 크다. 한은은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증가하면서 금융권 가계대출은 올해 2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빠르게 늘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금리하락은 주택 매수심리 및 가격 상승기대를 강화시키면서 가계대출 증가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여건 완화는 그동안 누증돼 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완화와 취약부문의 대출 건전성 개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PF 사업장별 미시자료를 이용해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을 시산한 결과 전체 PF 사업장의 이자부담은 내년 중 8000억원 내외 경감되고, 직‧간접 경로를 따라 PF 연체율이 약 1.2%p 하락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가계대출 연체율도 점차 하락세를 나타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금융여건 완화에 따른 이자부담 축소 효과는 시차를 두고 확대될 것이지만, 이자부담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취약차주의 경우 연체율 하락폭은 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금융여건 완화시 취약차주 및 부동산 PF 등을 중심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완화되는 등의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상승 및 가계부채 누증 등의 부정적인 영향도 예상되는 점을 감안해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간 조화로운 정책조합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안착을 유도하고,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추가 조치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면서 “부동산 가격 안정 및 정부의 가계부채 비율 하향 안정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유지되도록 정책 공조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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