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직불제 확대·개편 통해 농업인 기초 소득안정망 제공
정책보험 확대로 자연재해, 농산물 가격 하락 등 위험 관리
도덕적해이 및 역선택 방지 위해 농업인 자기책임도 강화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 기존 재해보험에 더해 농가 수입감소를 보장할 수 있도록 정책보험을 확대키로 했다. 

   
▲ 농림축산식품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개최된 민당정 협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산물 생산은 기상 여건에 민감해 가격변동이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예측하기 어려운 이상기후 발생으로 농업인의 경영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심화할 경우,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어 국민에 대한 농식품의 안정적 공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영 주체의 법인화·규모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동시에, 농촌 고령화로 영세 고령농가도 증가해 농업구조가 양극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농가, 농업법인의 경영위험 관리와 저소득 소규모 농가의 소득안정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 이번 정책 도입의 취지다. 

정부는 현재 농작물재해보험을 통해 자연재해로 인한 수확량 감소를 보상하고 있으나, 재해가 아닌 가격하락으로 인한 농업수입 감소는 보상하지 않아 가격위험 관리 수단이 부재한 상황이다. 또한 소득 증대에 어려움이 있는 농업인의 소득안정과 공익창출 활동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위해 공익직불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사후대응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 안정의 실효성이 부족했던 수급관리 방식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각국 실정에 맞게 농업인 소득지지(직불 등)와 경영위험 관리(보험, 적립 등)를 위한 다층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농산물 적정 생산과 공급을 위한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농업계, 학계와 민·관·학 협의체를 구성하고 총 21회의 논의를 거쳐 우리나라 농업 여건을 고려한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방안’을 마련했다. 

   
▲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방안’ 인포그래픽./사진=농식품부


공익직불제도 확대·개편으로 농업인의 기초 소득안전망 제공 

우선 2020년 공익직불제 도입 이후 고정된 기본직불금 단가를 상향조정하고 비진흥지역 논과 밭 간 격차를 완화하는 한편, 전략작물직불 지원면적과 지급단가도 인상할 예정이다. 

환경·생태 보전 활동을 보상하는 선택직불 지원체계도 개편한다. 친환경 농축산직불과 같은 세부 프로그램별 지원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농업인이 선택직불 지원활동을 쉽게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유사 프로그램의 통합하고, 이행점검, 성과관리 방식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또 농업인력 고령화에 대응해 세대전환 촉진을 위해 청년농의 진입 초기 생활 안정과 은퇴 희망 고령농의 소득안정을 지원한다. 청년농 3만명 육성 목표(2027)에 맞춰 영농정착지원을 지속한다. 농지이양은퇴직불(농지 매도 조건으로 은퇴 희망 고령농에게 직불금 지급, 확보 농지는 청년농업인에게 이양)은 지급 방식을 다양화하고 가입연령과 지급 기한을 연장한다. 

   
▲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방안’ 인포그래픽./사진=농식품부


정책보험 확대로 자연재해, 농산물 가격 하락 등 경영위험 관리 

먼저,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감소도 보상할 수 있도록, 품목별 농업수입안정보험을 내년부터 전국 본사업으로 전환하고 대상 품목도 올해 9개에서 내년 15개로 확대한다. 신규 품목은 시범사업 거친 후 본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축산물은 해외사례와 상품설계 가능성 등을 연구해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채소가격안정제의 가격차보전 기능은 농업수입안정보험에 단계적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농가의 품목별 당해 수입이 기준수입의 일정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하락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며, 정부는 보험료의 일부(50%)를 지원한다. 농가의 품목별 수입은 기준가격에 농가별 수확량을 곱해 산출하며, 기준가격 유형에 따라 3가지 보험상품을 도입 후 다양화할 계획이다. 

‘과거수입형’은 평년가격(과거 5개년 평균, 도매시장가격 등 활용)을 기준가격으로 수입을 산출하며, ‘기대수입형’은 수확기에 가격이 상승할 경우 상승분의 일부를 평년가격에 반영해 기준가격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입을 산출한다. ‘실수입형’은 농가별 실제 수취가격을 기준가격으로 실수입을 보장하며, 실수입 파악이 가능한 생산자단체 계약재배 농가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도덕적해이와 역선택 방지를 위해 농업인의 자기책임도 강화한다. 농업인이 고의로 수확량을 축소하거나 경작에 소홀하지 않도록 농가별 수확량 검증 체계를 구축하고 누적 손해율이 높은 농가는 낮은 수준의 보장상품 가입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구조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재배한계지 등에서는 보험 가입을 제한할 예정이다. 또 수입안정보험 대상 품목이 과잉 생산되지 않도록 보험료 지원 농업인에게 의무자조금 납부, 경작신고 등 수급관리 의무를 부여하고 평년 재배면적까지만 정부가 보험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계약재배, 벼 재배감축 등 정부 수급정책 참여 농업인에 한해 고보장상품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기후변화에 따라 증가하는 자연재해 위험을 고려해 재해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실거래가를 고려해 재해복구비를 평균 23% 인상, 지원 대상에 농기계와 설비도 추가한다. 농작물재해보험은 현장 수요를 고려해 대상 품목과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자연재해성 병충해 보장도 넓혀 나갈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이 농업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국민에 대한 농식품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