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30년까지 보급형 NCM 배터리 개발
토요타, 프라임어스 EV와 배터리 공장 건설
"비용 절감·안정적 공급망 구축 의지 반영된 것"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에 도전장을 내밀며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배터리 자체 기술 개발으로 전기차 성능 및 안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8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발표하며 전기차 성능 및 안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현대차에 발표한 전체 투자액 가운데 전동화 전환·배터리 내재화 분야가 77% 수준인 92조7000억 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시범양산하고, 2030년엔 본격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7년까지 전기차 1만 대 분량의 배터리 생산 설비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올해 12월 현대차 의왕연구소 내 완공 예정인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재화된 배터리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배터리 셀 경쟁력을 높이고, 배터리 안전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고객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현대차는 2030년까지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신규 개발할 방침이다. 보급형 NCM 배터리는 니켈 비중을 조정함으로써 기존 NCM 배터리 대비 재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현대차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 개선도 지속 추진하며 2030년까지 20% 이상 에너지 밀도를 높일 계획이다.

   
▲ 현대차 아이오닉 5 N./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배터리 개발 역량 내재화를 통해 현대차에 최적화된 배터리 CTV(Cell to Vehicle) 구조도 도입키로 했다. 배터리와 차체가 통합된 CTV 구조에서는 부품을 줄이고 배터리 집적도를 개선함으로써 이전 CTP(Cell to Pack) 대비 배터리 시스템의 중량은 10% 감소하고 재료비는 절감되며, 냉각 기술 고도화를 통해 열전달 성능은 최대 45% 개선된다.

현대차·기아는 미래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대제철,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극재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이번 협력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하는 'LFP 배터리 기술 개발' 과제로 총 4년 동안 진행되며 LFP 배터리 양극재 제조 시 전구체1 없이 직접 재료를 합성하는 기술 개발을 목표한다. 

직접합성법은 별도의 전구체를 제작하지 않고 인산, 철(Fe) 분말, 리튬을 동시 조합해 양극재를 만드는 기술이다. 전구체를 만드는 단계가 삭제돼 공정 중 발생하는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생산 비용 또한 절감이 가능하다.

현재 양극재 전구체의 대부분은 일부 국가에서만 생산하고 있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번 과제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LFP 배터리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직접합성법을 적용하면 국내 생산망을 활용한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 구축도 가능할 전망이다.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에 이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토요타도 배터리 내재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토요타자동차는 지난 3월 배터리 제조 자회사인 '프라임 어스 EV 에너지'를 완전 소유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닛산도 LFP 배터리 공장을 설립해 2028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2022년 자회사 '파워코' 설립을 시작으로 배터리 내재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유럽 전역에 셀 공장 6개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GM도 미국에 LFP 공장을 건설해 2026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중국 비야디(BYD)는 배터리를 직접 조달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BYD는 배터리 내재화를 통해 전기차 생산비용의 20~30%를 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들이 직·간접적으로 배터리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비용 절감과 함께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 내재화에 더욱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와 배터리 사업 간 경계가 점점 허물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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