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화장품 브랜드 ‘코이(KoY)’를 런칭한 고현정/사진=에띠케이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올 상반기까지 가장 뜨거운 종목은 단연 화장품 관련 기업이었다.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펼치던 화장품주는 사두기만 하면 주가가 몇 배는 뛰어있을 정도로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연일 오름세를 지속하던 전통 화장품주는 메르스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상승세가 급격하게 꺾였다.

한국 화장품에 그토록 열광하던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의 유커 매출은 메르스가 기세를 떨치던 6~7월 사이 반토막 났다.

최근 들어 메르스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면세점의 유커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화장품주는 이전과 같은 상승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설 정도로 경기가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그렇지만 새롭게 화장품 진출을 선언하는 종목이 큰폭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투자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 화장품 시장 신규 진출을 선언한 상장사만 해도 다수다. 배용준이 최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는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과 NHN인베스트먼트에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지분판매 등으로 100억원을 투자받았다.

키이스트는 이 중 일부를 화장품 시장 진출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키이스트가 화장품 업체인 SD생명공학과 역직구 쇼핑몰인 판다코리아 투자 사례에 비춰 관련 사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시장 고객을 공략해 화장품 역직구 사업을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포인트아이 역시 고현정이 최대주주로 있던 아이오케이컴퍼니를 흡수합병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위치기반서비스(LBS)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했던 포인트아이는 지난 8월 미국 화장품 개발·생산 전문 기업 잉글우드랩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화장품사업 진출을 모색해왔다.

고현정은 2010년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를 설립한 뒤 지난 5년 동안 화장품 브랜드 ‘리엔케이’와 전속계약을 맺고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직접 참여한 바 있다. 고현정은 “그동안의 다양한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화장품 등 브랜드 사업을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합병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고현정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브랜드 에띠케이(atti.k)를 통해 본인의 노하우를 담은 화장품 브랜드 ‘코이’를 최근 론칭했다.

이밖에 화장품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기억이 증시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6월 마유크림 제조사로 유명한 B&B코리아에 투자 및 공동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리노스  △중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는 KLAIBA(케이라이바)와 화장품관 독점 운영 계약을 맺고 화장품 판매에 나선 디지털옵틱 △마스크팩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기업과 협의 중인 엔티피아 △화장품 제조·판매사인 한강인터트레이드 지분을 인수한 MPK 등이 화장품 신규 진출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MPK는 미스터피자 운영업체로 유명하다.

다만 너도나도 화장품시장에 무분별하게 뛰어들고 있는 만큼 종목을 잘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시장은 이미 정점을 지났고 중국의 규제도 심해지고 있다”며 “오랫동안 화장품 시장 진출을 준비해온 기업인지 아닌지 옥석가리기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7월 상장된 토니모리 정도가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는 마지막 회사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