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업계가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판매 부진으로 재고도 높은 수준을 보이자 야간에만 조업을 하거나 보수 일정을 평소보다 더 길게 가져가는 방법을 통해 생산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4분기에도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져 있는 만큼 감산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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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제강 인천공장 철근 생산라인./사진=동국제강그룹 제공 |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내내 철강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여전히 판매는 부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 유입이 꾸준하게 이뤄지면서 판매 부진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건설 자재로 사용되는 철근은 올해 7월까지 국내에서 452만5000톤이 판매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552만3000톤에 비해 99만8000톤(18.1%) 감소한 수치다. 조선용, 건설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후판 역시 같은 기간 345만9000톤이 판매돼 전년 동기 378만5000톤보다 32만6000톤(8.6%) 줄었다.
이처럼 판매가 줄어들면서 재고도 높은 수준에 이르자 철강업계는 감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먼저 동국제강은 인천공장에서 야간조업만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220만 톤의 철근을 생산하는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기존에는 24시간 조업을 했지만 현재는 하루 10시간 동안 야간에만 조업을 하고 있다.
원래 계획은 지난 6월부터 8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었으나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9월에도 야간조업을 하고 있다.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연말까지 야간조업만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도 보수를 통해 철근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기로는 지난 20일부터 3개월 동안 보수에 들어갔다. 통상적으로 전기로 정기보수는 2주에서 3주 가량 걸리지만 평소보다 길게 보수 일정을 잡으면서 사실상 생산량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인천공장 전기로 보수를 진행하면서 생산 조절에 나선 바 있다.
포스코는 포스엠씨 설비 가동을 멈췄다. 이 설비는 두께 700mm 슬래브를 생산할 수 있다. 여기서 나온 슬래브를 통해 프리미엄 후판을 만드는데 수요 부진이 설비 가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측은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라며 수요 변화에 맞춰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인위적인 감산은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한 생산 체제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의 감산 기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4분기에도 국내 제조업들의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겨울철은 철강 비수기로 꼽히기 때문이다.
철강업체들은 수요만 살아난다면 다시 생산을 늘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올해는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고 있는 만큼 재고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감산 조치는 필요했다”며 “현재 판매 상황을 봤을 때 사실상 연말까지 감산 체제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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