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글로벌 배터리 경쟁에서 중국의 LFP(리튬·인산·철)배터리 점유율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가 경쟁력 구축에 고심하고 있다. 배터리 양익으로 불리는 LFP배터리 사업을 빼고는 사업 확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LFP배터리 공급망 생태계에서 자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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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배터리2024 삼성SDI 전시관에 차량용 배터리 제품이 전시된 모습./사진=김상문 기자 |
3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LFP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격적인 중국과의 LFP배터리 경쟁을 위해 양산 시점을 수정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LFP배터리의 중요도는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기업 LFP배터리, 국내기업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분되던 양상에서 경쟁 분야가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중국배터리 업체들의 LFP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인다. LFP배터리의 양극재 가격 하락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폭이 커 실효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메탈가격의 하락폭은 △LFP배터리 43% △삼원계 배터리 15%로 양극대 가격 차이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적으로 LFP배터리를 탑재하는 모델 수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주된 요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LFP배터리 탑재 모델 수는 모두 증가하는 추세지만, 중국은 에너지밀도가 높은 배터리에 주던 보조금이 축소돼 열 안전성과 가격 우위를 보이는 LFP배터리 탑재 모델이 대폭 증가했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전기차 OEM(위탁생산)채택 비중이 늘어나 단기적으로 LFP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완성차 OEM들의 도입 계획에 발맞춰 LFP배터리 양산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2026년으로 설정했던 양산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앞당겼다. 시장 내에서 중저가 배터리 수요가 점차 커지자 경쟁구도 형성을 위한 전략 수정으로 풀이된다. 양산 시점을 앞당긴 LG에너지솔루션은 프랑스 르노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LFP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SK온은 LFP배터리 개발을 마쳤지만 비용 측면에서 보완할 점이 있어 양산 시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는 LFP+배터리로 기존 LFP배터리보다 상품성을 끌어올려 경쟁에 나선다. LFP+배터리는 수명과 에너지밀도 안정성 등이 향상된 제품으로 최근 기술이 개발됐다. 삼성SDI는 고객사들과 양산 시점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3사가 양산시점을 앞당겼음에도 LFP 배터리를 선점한 중국 업체들과 공급망 및 가격 경쟁이 가능할지 우려가 나온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지난 24일 열린 이차전지 전문 콘퍼런스 'KABC 2024'에서 "국내 기업 양산 전에 중국 업체가 계약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며 OEM은 한 번 배터리를 도입하면 쉽사리 교체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이 해결할 과제라고 짚었다.
남상철 포스코홀딩스 센터장도 "LFP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이 아닌 국가가 경쟁력을 갖기 어렵고 중국이 인산을 구해올 수 있는 공급망이 구축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인산이 없어 구해와야 한다"며 원재료 수급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에 국내 3사는 공정과정에서 변화를 줘 벌어진 차이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대표적인 공정 방법은 건식 공정 기술이다. 해당 공정은 기존 습식 공정 대비 설비 투자와 비용 감축에 효과적이어서 배터리 양산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4분기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며 상용화 시점은 2028년으로 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건식 전극을 도입할 경우 배터리 제조 비용은 17%에서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삼성SDI는 충남 천안에 '드라이 EV'라는 이름의 국내 최초 건식 공정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시험 생산을 진행 중이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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