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수호 기자]서울시의 ‘메타버스 서울’이 이용자 부족과 유지비용 등 이유로 애초 계획인 5개년 사업을 완료하지 못한 채 종료된다. 신사업 특성상 여러 시행착오가 발생함에도 서비스 1년 9개월 만에 조기 종료가 결정되면서 서울시가 단기성과에만 치중해 근시안적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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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버스 서울’ 홍보 동영상 한 장면./사진=서울시 제공 |
26일 IT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신개념 소통 채널로 운영한 ‘메타버스 서울’을 오는 10월 16일부로 종료하고 메타버스 5개년 사업을 백지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번 사업 종료를 계기 삼아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새로운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버스 서울’은 3차원 가상공간에서 경제와 문화관광, 교육, 민원 등 서울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지난 2022년 미국 타임지의 ‘최고의 발명품 200’에 선정된 바 있다.
이 서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비대면 효과로 인해 각광을 받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이용자 감소와 콘텐츠 비활성화 등으로 인해 부침을 겪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변화와 공공 서비스로의 콘텐츠 구성, 사용자 접근성 등에서 한계를 드러내면서 서비스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로 인해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힌 반면 업계에서는 메타버스가 이제 상업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플랫폼이란 점에서 너무 이른 결정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미래형 공공 서비스를 위해 사업을 계획했다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한다는 기본 목적에 따라 좀 더 사업을 시도해야만 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이미 애플리케이션과 웹브라우저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데다가 자주 활용하지 않는 ‘행정 서비스’를 메타버스 플랫폼에 그대로 옮겨놓고서 이용자 부족으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은 메타버스의 핵심을 너무 쉽게 간과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는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이유가 기술적 통합과 문화 콘텐츠의 디지털화,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커뮤니티 형성 등이 가능한 참여형 플랫폼이라는데 있기 때문이다.
IT 강국인 핀란드와 프랑스가 메타버스를 국가적 과제로 추진하며 기술적 통합과 문화 콘텐츠의 디지털화에 투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메타버스 서울’의 조기 종료는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러한 특성을 기반으로 서울 시민들이 필요로 하고 매력을 느낄만한 콘텐츠를 생산했다면 메타버스 5개년 사업이 이렇게 사장되듯이 종료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공공 서비스의 특성상 방문자 활동에 대한 혜택이나 보상체계 등이 제한되다보니 방문자 입장에서는 더욱 사용에 대한 의미가 없어진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메타와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개발에 메타버스 활성화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번 ‘메타버스 서울’의 조기 종료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크다”며 “‘메타버스 서울’이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디지털 선도 메가시티로서의 경쟁력을 잃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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