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총선 개입 의혹 녹취록을 방송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관련해 법원이 녹취록 방송 내용 일부를 제한하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의소리 측은 자신들 주장이 대부분 인용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예정대로 방송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30일 연합뉴스가 법조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김우현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등을 상대로 낸 방영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채권자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녹음파일을 소재로 한 방송 일체에 대한 사전 금지가 허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날 예정된 방영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김 전 선임행정관과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 사이의 통화 녹음 중 '공적 영역에 관련된 내용과 무관한 사안들에 대한 김 전 선임행정관 자신의 개인적 추측이나 사생활에만 관련한 발언'에 대한 방송·유포는 금지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해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전략공천을 받았고, 그 과정에 이철규 의원이 개입했다는 '단정적' 표현의 방송 내용에 대해서도 방영을 금지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발언이 보도될 경우 공적 영역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채권자 자신의 개인적 추측이나 사생활에 관한 내용을 방송하는 것에 해당한다"며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 김 여사 등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부분 자체는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공적 관심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을 넘어 김 여사 등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방송하는 내용은 채권자 등의 명예·인격권을 중대·현저하게 침해해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 외 법원은 나머지 방송 내용에 대한 방영 금지 신청은 기각하고. 소송비용 중 80%는 김 전 선임행정관이 내도록 했다.

한편 서울의소리는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에서 올해 총선 당시 국민의힘 경기 용인갑 공천에서 탈락한 김 전 선임행정관이 '김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김 전 선임행정관은 '김 여사가 당시 공천관리위원이던 이철규 의원을 통해 공천에 개입하고 있다'며 자신이 공천을 신청한 용인갑에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전략 공천된 부분을 개입 사례로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