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메이저리그를 거쳐 KBO리그까지 24년간 쉼없이 달려온 ‘추추트레인’이 멈춰섰다. 추신수(42·SSG랜더스)가 현역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추신수는 9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정규시즌 최종전에 SSG가 7-1로 리드하고 있던 8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하재훈의 대타로 나섰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추신수의 현역 마지막 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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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신수가 현역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며 헬멧을 벗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왼쪽). 추신수는 2루 땅볼을 치고 마지막 타석을 마쳤다. /사진=SSG 랜더스 홈페이지 |
그라운드에 나서며 팬들의 환호가 들릴 때부터 추신수의 눈시울은 붉어졌고, 관중석에 자리한 아내 하원미 씨와 딸 추소희 양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추신수는 키움의 20세 신인투수 김연주를 상대로 2루수 앞 땅볼을 치고 아웃됐다. 그렇게 프로 선수로서 마지막 타석을 마친 추신수는 열렬한 함성과 박수로 응원해준 팬들을 향해 헬멧을 벗고 인사했다. SSG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덕아웃 앞에 도열해 마지막 타석을 마치고 온 추신수와 하이파치브를 나눴고, 이숭용 감독은 꽃다발을 전달하며 포옹했다. 추신수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 경기에서 SSG는 7-2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최종 72승 2무 70패를 기록, KT 위즈와 동률 5위가 됐다. 이로써 SSG는 10월 1일 KT와 수원에서 5위 결정전을 치러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됐다.
SSG가 KT를 누르고 5위를 차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고 가을야구를 계속 이어가더라도 추신수는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경기 후 "일단 쉬고 싶다.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선수로서 내가 가을야구를 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면서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뛴 선수들이 가을야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뒤에서 응원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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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하는 추신수가 현역 마지막 타석을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정과 포옹하며 동료애도 나눴다. /사진=SSG 랜더스 홈페이지 |
추신수가 걸어온 길은 한국 야구의 새로운 역사였고 굵직한 업적을 많이 남겼다.
부산 수영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추신수는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로 진출했다. 4년 간 마이너리그에서 힘든 시간들을 견뎌낸 끝에 2005년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드디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신시내티 레즈를 거치며 잘 치고 잘 달리며 수비 잘하는 외야수이자 성실한 선수로 명성을 떨쳤다. 2014년 7년 1억30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FA 계약을 하며 텍사스 레인저스로 옮겼다.
텍사스에서 7년 동안 맹활약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결단을 내렸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은 고국에서 하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2021년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뛰어든 추신수는 2022년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SSG 최고의 순간을 함께했다.
SSG에서 좋은 성적을 냈을 뿐 아니라 후배들에게 메이저리그 경험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전수하고, 사비를 털어 후배들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선물을 마련하고, 메이저리거 시절부터 꾸준히 해온 기부 활동도 계속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고 선수다운 모범을 보여온 추신수는 시즌 전 공언했던 대로 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게 됐다.
추신수가 선수로서 남긴 기록은 독보적이다. 마이너리그 4시즌동안 723경기(3145타석)를 뛰었고 빅리그 입성 후에는 16년 동안 1652경기(7157타석에)에 나섰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KBO리그에서는 439경기(1843타석)를 소화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거나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 추신수는 가장 성공한 한국인 타자다. 빅리그 통산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출장 경기, 안타, 홈런, 타점, 도루 모두 코리안 빅리거 최고 기록이다.
20홈런-20도루 달성(2009년), 사이클링 히트(2015년) 등 아시아 선수 메이저리그 최초 기록도 추신수가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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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신수가 현역 마지막 경기를 마친 후 팬들에게 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4 정규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추신수는 24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사진=SSG 랜더스 홈페이지 |
SSG에서는 4시즌 통산 439경기에서 타율 0.263(1505타수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51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한편, 추신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지만 내년 한 번은 더 SSG랜더스필드를 찾아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은퇴식을 2025년에 개최하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 SSG가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끝까지 펼치는 상황이 이어지자 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구단과 상의해 은퇴식은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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