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한 역사인식 가진 인물…방위력 강화 강조해와 주변국과 갈등 빚을 우려도
기시다 전 총리 내각과 오전 총사직…재임 일수 1094일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이시바 시게루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지난 1일 총리로 선출됐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이날 오후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모두 과반 표를 얻었다.

   
▲ 이시바 총리가 1일 중의원에서 총리로 선출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이시바 신임 총리는 1885년 일본이 내각제를 도입한 이후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 이후 제 102대 총리가 되게 됐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12선 의원이면서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방위상을 지냈다.

이시바 총리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고 일본의 전쟁 책임 문제를 직시해야한다고 말하는 등 다른 자민당 강경 보수 인사들과 달리 온건한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방위력 강화를 강조해왔고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 등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이로인해 한국과 주변국가와의 갈등을 빚을 우려가 생긴다.

이날 오후 이시바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에게 임명장을 받고 새 내각을 정식으로 출범한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맞섰던 자민당 비주류 이시바 총리는 내각을 측근 의원, 무파벌 인사로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바 총리 본인을 포함해 내정된 각료 20명 중 12명은 기존 파벌에 속하지 않았던 무파벌 인사다. 지난해 말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인물이 많은 아베파 파벌 출신 의원들은 일제히 각료직에서 배제됐다.

또한 각료 내정자 중 13명은 이전에 각료를 지낸 적이 없는 인물들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는 중의원 조기 해산과 총선거를 앞에 두고 자민당이 과거 정치자금 문제와 결별했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이미지 쇄신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방위상을 지냈던 이시바 총히는 측근 안보 전문가도 내각에 중용했다. 외무상에 총재 선거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을 기용하고 나키타니 겐 전 방위상을 방위상에 기용한다.

이와야 신임 외무상 내정자는 2019년 9월 방위상 퇴임 전에 "한일 야국이 외교적으로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으나 안보에서는 한일·한미일의 연대가 중요하다"며 한국과 안보 협력 강화를 강조하기도 한 인물이다.

정부 대변인 자리인 관방장관에는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기시다파 2인자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유임됐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이시바 총리의 선거 경쟁자이기도 했다.

기시다 전 총리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만료돼 이날 오전 내각과 함께 총사직했다. 한편 기시다 전 총리의 재임 일수는 1094일로 일본 총리로서는 제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8번째로 길었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새 정권은 가능한 한 일찍 국민 심판을 받는 게 중요하다"며 중의원을 조기 해산해 오는 10월 27일 총선거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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