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한국조폐공사가 지난해 말 발생한 1000원권 인쇄 불량사고를 일주일 넘게 사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조폐공사 사장은 현재 재임 중인 김화동 사장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재성(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9일 "조폐공사 직원들이 지난해 11월 10일 발생한 1000원권 불량지폐 사고를 8일이 지나서야 사장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내부 감독자에게도 3일이 지난 시점에서 보고하는 등 규정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조폐공사는 생산관리 규정에 따라 이례적인 사고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면 즉시 사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직원들이 화폐 생산계획 차질을 은폐 또는 축소하고자 이같이 처리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당시 조폐공사는 연말까지 한국은행에 납품하기 위해 1000원권 5000만장(발행가 500억원)을 인쇄 중이었다. 하지만 인쇄 물량 중 상당수 지폐에서 불량이 발견됐다.
지폐 앞면에 점선으로 표시돼야 하는 은선이 선으로 연결된 '규격 이상'이 생긴 것.
직원들은 이런 중대 문제를 3일이 지난 시점에서 감독자에게 보고했고, 사장은 8일 뒤에서야 보고를 받은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이 밖으로 알려질 것을 우려한 조폐공사 측은 퇴직자와 직원 가족들까지 동원해 불량지폐 분류작업을 벌였다.
불량인쇄 사고 이전 조폐공사가 최근 5년간 외부 인력을 고용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공사는 분류작업이 진행된 한 달간 사고 수습에 동원된 사람들에게 모두 1억원의 비용을 지급했다.
조폐공사는 2014년 매출(1276억원)이 2013년보다 5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는데 그 가운데 1억원을 불량지폐 사고 수습에 사용했다.
최 의원은 "불량인쇄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분류작업을 하는 등 생산관리 규정을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보고 절차가 하루라도 신속하게 이뤄졌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