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거래활발지수, 23주 연속 하락
7월 피크 찍더니 돌변…대출 억제 영향
기준금리 인하 단행 시 추가 규제 가능성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정부의 대출 규제가 일각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매매거래활발지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동시에 거래량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3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서울 매매거래활발지수는 21.8로 집계돼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넷째 주 39.5였던 매매거래활발지수는 9월 첫째 주 31.4, 둘째 주 22.6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내림세다. 

매매거래활발지수가 30선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6월 둘째 주 이후 약 3개월 만으로, 최근 몇 달 동안 과열된 분위기가 최근 다시 진정세로 돌아섰음을 의미한다.

해당 통계는 KB부동산이 표본 공인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활발, 미만이면 소강상태라고 해석할 수 있다.

서울 매매거래활발지수는 올해 5월까지 20 이하 수준이었으나 6월 중순부터 30을 돌파해 7월 넷째 주에는 47.4까지 치솟았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비수기로 꼽히는 한여름인 7월에 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이는 올해 초부터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조금씩 오르면서 상승장이 펼쳐질 것인지 관망하던 매수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최근 27주 연속 상승을 이어왔으며, 올해 2분기까지만 해도 소폭 상승에 그쳤으나 매주 조금씩 오르는 흐름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들어 상승폭도 커지기 시작한 바 있다.

따라서 최근 서울 매매거래활발지수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9월 셋째 주 전주 대비 0.12% 오르며 27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지만 상승폭이 0.04%p 줄어들며 그 폭이 줄었다. 9월 들어 상승폭 감소세는 2주 연속 지속되고 있다.

거래량도 9월 들어 1000건 대로 쪼그라들며 8월 5970건, 7월 8851건에 비해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 전환이 정부의 정책 영향과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관망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과열에서 진정세로 돌아선 것은 그 시간적 흐름을 봤을 때 상당 부분 대출 조이기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금리 등 변수가 많아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지 더 오래 갈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향후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시중금리 인하에 따른 매수 수요가 다시 증가할 수도 있어 정부의 추가적인 대출 규제 필요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올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는 대출 금리 하락은 주택구입 부담 경감 및 매수심리 강화 등을 통해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또 충격반응함수를 이용해 주택가격지수 추정 결과 대출금리가 0.25%p 하락하면 전국 주택가격상승률은 1년 이후 0.43%p 더 오르고, 특히 서울은 0.83%p로 전국 평균보다 상승폭이 2배 가량 커지는 것으로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부동산 대출 규제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투기수요를 억제해 과열된 집값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고, 대출 규제 외에는 별다른 수요 억제 대책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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