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전격 파업…美 대선 앞둔 시장 불확실성 증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미 증시가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 중인 가운데 미국 항만 노조가 약 50년 만에 파업에 전격 돌입하면서 미국 동부 해안과 걸프만 항구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란 갈등 등 이미 악재가 쌓여가는 상황에서 항만 노조 파업 이슈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추가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 최근 미 증시가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 중인 가운데 미국 항만 노조가 약 50년 만에 파업에 전격 돌입하면서 미국 동부 해안과 걸프만 항구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사진=김상문 기자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9.55포인트(0.09%) 상승한 4만2196.5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 대비 0.79포인트(0.01%) 상승한 5709.54,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종가에서 14.76포인트(0.08%) 오른 1만7925.12에 거래를 끝냈다. 한차례 하락 이후 3대 지수가 일제히 반등을 주려는 모습이었지만 오름폭이 크진 않았다. 

이스라엘-이란 충돌 변수로 인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0.27달러(0.39%) 오른 배럴당 70.10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0.34달러(0.46%) 상승한 배럴당 73.90달러를 가리켰다. 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둘 다 지난달 24일 이후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특히 전날 WTI 가격은 장중 5% 넘게 급등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이러한 가운데 아직까지 전면에 부각되진 않고 있지만 미국 항만노조의 전면 파업 또한 인플레이션 불안감을 자극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 항만 노조는 최근 무려 50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고, 이로 인해 동부 해안과 걸프만 항구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태다. 

문제는 이들 지역이 감당하고 있는 물량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항만 노조 이번 파업으로 미국 경제가 하루당 최대 40억 달러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추산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이럴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가까스로 잡았던 물가가 다시 뛰면서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

시장이 이번 파업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아직까지는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상황이 진행되고 있지만, 예상 외로 파업이 길어질 경우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엄청날 것으로 관측된다. 당연히 한국 시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일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수출 비상 대책반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 논의에 착수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무역협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무역보험공사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산업부 점검 결과 현재까지 북미 지역 수출 물품의 선적과 인도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등 파업으로 인한 특이한 동향은 없었다. 배터리, 자동차 등 북미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현지 공장 건립이나 생산 활동 역시 충분한 재고 여력 등을 바탕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다. 다만 정부는 이번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미국 서부 등 대체 기항지 소재 공동 물류센터 지원 확대, 중소기업 전용 선복 확대 등의 대책을 시행한다.

산업부 측 관계자는 "미 동부 항만 노조 파업 사태 추이를 예단할 수 없는 만큼 보다 면밀한 모니터링을 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 기업 애로 해소에 총력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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