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원 들여 산 G마켓, 3년 만에 희망퇴직 단행
[미디어펜=이미미 기자]신세계그룹이 쉼 없는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사업군에 과감한 인적쇄신을 단행하면서 연말 정기 인사 발표 시기가 당겨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사진=G마켓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올해 SSG닷컴(쓱닷컴)에 이어 G마켓(지마켓)까지 두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국내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G마켓은 2021년 신세계그룹 계열로 편입됐다. 신세계 측은 G마켓(당시 이베이코리아) 인수 자금으로 무려 3조 원을 쏟아 부었다. 신세계그룹 역사상 역대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었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G마켓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1000억 원의 손실이 누적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22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G마켓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을 공지했다. 신청 대상은 근속 2년 이상 정규직 직원이다. 대상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에 특별 위로금으로 월 급여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이 지급된다. 희망퇴직이 승인된 직원은 최대 2개월의 무급휴직도 신청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적자를 지속한 SSG닷컴도 지난 7월 법인 설립 후 첫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SSG닷컴은 자회사 W컨셉과 함께 본사도 이전한다. SSG닷컴의 영등포 신사옥은 현재 사용 중인 강남 역삼 센터필드 대비 임대료가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G마켓과 SSG닷컴은 불과 3개월 전 대표이사도 전격 교체됐다. 

신세계그룹은 지마켓 새 대표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영입했다. 정형권 대표(부사장)는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골드만삭스, 크레딧스위스 등에서 근무했고 쿠팡에서 재무 임원으로도 일했다. 투자, 이커머스 및 핀테크 업계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로서 지마켓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SSG닷컴은 영업본부장 최훈학 전무를 대표로 선임했다. 신세계그룹은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훈학 전무가 대표를 겸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정 회장은 성과지표에 따른 수시 인사로 신상필벌을 강조해왔다. 실제로 정 회장 취임 이후 한두 달 간격으로 몰아치는 인사태풍에 신세계그룹은 긴장 상태다. 

또 다른 실적 부진 계열사 신세계건설도 정 회장 취임 한 달 만에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신세계건설 최대 주주인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자진 상장폐지 추진에 나섰다. 코스피 상장사가 자발적 상장 폐지를 하려면 자사주를 제외하고 대주주가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정형권 G마켓 대표는 최근 사내게시판을 통해 “희망퇴직은 매우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며 “회사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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