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을 앞두고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어깨 부상으로 FA 시장에서 상품 가치가 떨어질 우려가 있었던 김하성이 '협상의 귀재' 보라스의 힘을 빌어 대박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4일(한국시간) "김하성이 에이전트를 보라스 코퍼레이션으로 교체했다"고 전했다.

   
▲ 김하성이 FA를 앞두고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이 매체는 김하성이 2025시즌 샌디에이고 구단과 상호 옵션을 갖고 있지만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김하성은 어깨 수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FA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와 4+1년 , 최대 3900만 달러에 계약하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4년이 지나기 때문에 FA가 되거나 1년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샌디에이고에서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확실하게 주전으로 자리잡은 김하성은 FA가 될 경우 1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대형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타격이 다소 약하기는 하지만 수비력만큼은 지난해 골드글러브(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수상으로 공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FA 자격 획득을 앞둔 김하성에게 변수가 발생했다. 지난 8월 어깨 부상을 당해 시즌을 조기 종료했다. 재활을 통해 복귀를 노렸지만 결국 수술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성에 대해서는 어깨 부상으로 실력 발휘를 못해 이번 FA 시장에 나가봐야 제대로 평가를 못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옵션을 행사해 내년 1년 더 샌디에이고에서 뛴 후 FA 대박 계약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김하성이 보라스와 손을 잡음으로써 FA 대박 계약 기대감을 갖게 했다.

보라스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가장 꺼리지만, 최고의 선수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밀어야 하는 '악마 같은 협상력'의 에이전트로 유명하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스타들이 보라스와 손을 잡고 놀랄 만한 금액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 이정후의 에이전트를 맡아 샌프란시스코와 대형 게약을 이끌어냈던 보라스(맨 왼쪽). 계약 성사 후 보라스와 이정후, 부모님이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보라스 코퍼레이션 SNS


한국 선수들 가운데도 박찬호, 류현진에 이어 최근에는 이정후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할 때 보라스의 도움을 받았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간 1억1300만달러의 계약을 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었다.

메이저리그 이적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MLB 트레이드루머스도 김하성이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고용한 것은 대형 FA 계약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했다. 이 매체는 "김하성은 (구단 옵션) 800만달러를 거절한 뒤 바이아웃 옵션 200만달러를 받고 FA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김하성이 부상 중이라는 것은 여전히 FA 계약에는 걸림돌이다. 더군다나 공을 던지는 오른쪽 어깨를 다쳐 수술까지 받게 된 것은 완벽한 회복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수비수의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점을 모를 리 없는 보라스가 김하성 세일즈를 어떻게 할 것인지 관심을 모으게 됐다. FA 시장이 열리고 분위기를 봐서 김하성이 저평가되는 상황이라면 일단 단기 계약을 맺고 실력 검증을 거쳐 다시 고액 FA 계약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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