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물가가 물가안정 목표(2.0%)로 수렴하고 있는 데다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
|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8월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현재 연 3.5% 수준에서 0.25%포인트(p) 인하될 것으로 관측한다. 실제 피봇이 이뤄지면 2021년 8월 시작된 통화 긴축기조는 3년 2개월 만에 끝나게 된다.
시장에선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며 안정세를 찾은 데다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이 떨어지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 점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2.9%를 하회한 이후 5월 2.7%, 6월 2.4%, 7월 2.6%, 8월 2.0%로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물가둔화 흐름과 내수진작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금리 인하 여건이 마련된 상황에서 고금리·고물가에 짓눌린 내수를 살리기 위해 통화전환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8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직후 이례적으로 “내수진작 차원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며 “물가가 안정세로 접어드는 등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금리결정은 금통위의 고유권한으로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내수진작 문제에서 봤을 때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느끼는 내수부진 등 현실적인 고려가 있어야 하지 않냐는 판단이 있다”고 했다.
주요 기관들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8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기존 2.6%에서 2.5%로 조정하며 “고금리 기조로 내수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개선이 제약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주요국들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에 나선 만큼 한은도 적극적으로 피봇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연준은 지난달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에 나선데 이어 오는 11월과 12월 두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4년 3분기)’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는 향후 수출 환경의 변화와 통화정책 방향성에 따라 ‘U’자형 완만한 회복 시나리오와 ‘L’자형 복합 불황 시나리오가 예상된다며 한국경제에 맞는 통화정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U자형의 경우 수출 경기의 회복세가 강화되고, 늦었지만 10월 중 금리인하가 결정될 경우 소비와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내수가 완만한 회복 국면을 보이는 경로다. 반면 L자형의 경우 미국 경제의 경착륙이 현실화되거나 금리 인하의 지연 또는 향후 인하폭이 미약할 경우 수출과 내수가 동시 부진에 빠져 경기 회복 국면이 상당 기간 나타나지 않는 경로다.
보고서는 “내수 부문의 경기 안전판 역할을 확보하기 위해 금리인하 기조로의 전환과 재정 지출의 효율성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한은의 금리동결 결정에 가계부채나 부동산시장 불안 등의 근거가 전혀 타당한 것은 아니지만, 고금리로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 경제 상황에 맞는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